'그린북' 한달새 판단 악화
악화된 고용 지표 영향 커
정부가 새해 첫 경기 진단을 내놓으며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에 "하방 위험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한 것을 감안하면 한 달 새 경기 판단이 악화한 것이다. 경기 회복을 위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도 불발되면서 불황의 골이 깊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7일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 등으로 고용이 둔화하고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작년 12월 그린북은 '하방 위험 증가 우려'라는 표현을 썼는데 1개월 만에 우려가 현실이 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하방 우려가 어느 정도 현실화가 됐는데 지표로 말하자면 지난해 11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좋지 않은 흐름이 나타났고 12월 고용동향에서 취업자 수 증가폭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SI)와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떨어졌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88.4로 전월(100.7)보다 12.3포인트나 빠졌다.
경기에 대한 정부 진단이 암울해진 것은 악화된 고용 지표 영향도 크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새 5만2000명 줄어들면서 3년10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그린북 진단에서 물가 대신 고용이 언급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과장은 "물가는 안정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고용 지표는 마이너스를 기록한 상황이고 거시경제 측면에서 고용의 중요도가 좀 더 커졌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소비·투자 등 내수 회복세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백화점 카드 승인액(2.3%), 승용차 내수 판매량(6.7%) 등은 증가했지만 마트 매출액은 1년 전보다 3% 감소하는 등 지표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 투자가 줄며 전월보다 1.6% 감소했다. 건설기성 역시 건축공사가 2.9% 감소하며 전월보다 0.2% 줄었다.
정부는 올해 도널드 트럼프발 통상 환경 변화로 수출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류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