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 “선물 건넬 때마다 김건희와 통화… 처음엔 꺼리더니 이후 잘받아” 법정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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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폭로, 수사-재판 새로운 국면
김건희-통일교측 통화녹음도 공개
金 “총재께 비밀리에 인사드릴 것”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이용해 각종 청탁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 2025.8.21. 뉴스1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이용해 각종 청탁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 2025.8.21. 뉴스1
김건희 여사에게 통일교 측에서 건넨 고가 명품 등을 전달한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김 여사가 샤넬 가방을 받은 뒤 직접 ‘잘 받았다’고 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그동안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던 전 씨의 폭로가 연일 이어지면서 김 여사 재판과 특검 수사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 심리로 열린 전 씨의 알선수재 혐의 등의 재판에서 전 씨는 “(선물을) 건넬 때마다 김 여사와 통화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김 여사가) 물건 받는 것 자체를 꺼려 해서 마음으로 주는 건데 받아도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세 번에 걸쳐서 물건이 건네져 (이후에는) 쉽게 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샤넬 가방 등을 받아간 김 여사가 지난해 자신에게 돌려준 이유에 대해선 “물건으로 인해 말썽이 날까 봐 돌려준 것 같다”는 취지로 답했다.

전 씨는 특검 조사 과정에선 통일교 측으로부터 물건을 받긴 했지만 김 여사에게 건네진 않았다고 주장했는데, 14일 1차 공판에서 기존 진술을 뒤집고 전달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여기에 더해 자신이 보관하던 샤넬 가방 3점과 구두 한 켤레도 21일 특검에 제출했다. 자신에게 불리한 관계자 진술 등이 재판 과정에서 나오자 사실관계는 인정하되 자신의 혐의는 부인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법정에서 특검 측이 “수사 과정에서는 김 여사나 김 여사 측 인사와 협의해서 다르게 진술했냐”고 묻자, 전 씨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외압이 많아서”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검찰 조사 과정에선 전달 과정에 대해 모면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법정에선 모든 것을 진실대로 말하고 진실 속에서 처벌받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김 여사와 통일교 측의 통화녹음도 법정에서 공개됐다. 대선 직후인 2022년 3월 30일 ‘건희 2’ 번호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전화가 걸려 와 이뤄진 통화다. 김 여사는 통화에서 “(전 씨가) 전화드리라 한 지 오래됐는데 비밀리에 쓰는 번호라 전화를 늦게 드렸다”며 “이번에 여러 가지 도와줬다는 말씀 들었다. 감사하다. 총재님께 비밀리에 인사드리겠다”고 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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