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실제 병원 데이터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 양성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건양대학교가 국내 최초로 의과대학 내 ‘데이터의학과’를 신설하고 2027학년도부터 첫 신입생을 모집한다.
건양대학교 의과대학은 데이터의학과를 신설해 정원 25명의 학생을 선발한다고 밝혔다. 학과는 의학과 데이터 분석 역량을 함께 갖춘 ‘의료 데이터 융합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한다.
이번 학과 신설은 의료 AI 산업 성장에 비해 전문 인력 공급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전문인력은 필요 인력보다 7.1%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석·박사급 인력 부족률은 11.6%에 달했다.
산업계에서는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뿐 아니라 실제 의료 현장과 임상 환경을 이해하는 인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의료 AI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병원 현장의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면 실질적인 의료 서비스 혁신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건양대가 해당 학과에서 내세우는 가장 큰 차별점은 실제 임상데이터(RWD)를 활용한 교육이다. 학생들은 교과서용 가상 데이터가 아닌 실제 병원 환경에서 생성된 비식별 임상데이터를 활용해 분석과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교육에는 기초의학 교수진과 임상 의사가 직접 참여한다.
교과과정은 의학용어와 해부생리학 등 기초 의학 지식부터 머신러닝·딥러닝 기반 의료 AI 개발, 실제 임상 근거(RWE) 방법론까지 총 38개 과목으로 구성된다.
인프라도 강점으로 꼽힌다. 건양대는 학생들이 안전하게 실제 임상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도록 병원 내 ‘의료데이터 안심존’을 구축했다. 또한 고성능 GPU 서버를 활용한 AI 모델링 환경도 제공할 계획이다.대학 측은 의료 AI 기업과 병원, 제약사, 공공기관 등 40여 개 기관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졸업생들은 의료 AI 기업,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병원 연구소, 제약·바이오 기업 등으로 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김종엽 건양대학교의료원 의생명연구원장은 “의사와 대화가 통하고, 임상 현장의 한계를 데이터 기술로 뚫어낼 수 있는 ‘메디컬 융합 리더’를 양성할 것”이라며 “건양대의 탄탄한 병원 인프라와 안심존은 타 대학이 흉내 낼 수 없는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건양대는 데이터의학과를 국내를 대표하는 의료 데이터·디지털 헬스케어 교육 과정으로 육성하고, 장기적으로는 아시아권 교육·연구 협력 거점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희수 기자 heesu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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