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반도체 사업 부문 실적 부진에도 갤럭시S25 시리즈 판매 호조와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사업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판매량을 확대하면서 선방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9조14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증가했다고 30일 밝혔다. 직전 분기보다는 4.4% 늘어나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이 기간 1.2% 증가한 6조685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갤럭시S25 시리즈, VD·가전 고부가 제품 등의 판매량이 확대된 영향으로 선방했다. 연구개발비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9조원이었다.
부문별로 보면 DS부문은 매출 25조1000억원, 영업이익 1조1000억원을 올렸다. 메모리는 서버용 D램 판매가 확대되고 낸드 가격이 저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영향을 미쳐 추가적 구매 수요가 뒷받침됐다. 하지만 반도체 수출 통제 등의 영향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가 줄었다.
시스템LSI의 경우 주요 고객사에 플래그십 시스템온칩(SoC)을 공급하지 못했지만 고화소 이미지센서 등의 공급을 확대해 실적을 소폭 개선했다. 파운드리는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의 계절적 수요 약세와 고객사 재고 조정, 가동률 정체로 실적이 부진했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 매출은 51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4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모바일경험(MX)사업부의 경우 갤럭시S25 시리즈 판매 호조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부품 가격 하락, 리소스 효율화로 두 자릿수 수익률을 확보했다.
VD사업부는 네오 QLED, OLED 등 전략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재료비를 절감해 직전 분기보다 수익성을 개선했다. 생활가전(DA)사업부는 고부가 가전 제품 매출 비중이 늘어 같은 기간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자회사 하만은 매출 3조4000억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기록했다.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실적이 둔화됐는데도 제품 포트폴리오를 개선해 성장세를 유지했다. 삼성디스플레이(SDC)는 5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 5000억원을 달성했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의 경우 계절적 영향으로 직전 분기보다 실적이 악화됐다. 대형은 주요 고객 QD-OLED 모니터 신제품 출시로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글로벌 무역환경 악화,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실적 예측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올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DX부문에선 메모리의 경우 5세대 HBM인 HBM3E 12단 개선 제품이 소기 수요 대응과 서버용 고용량 제품 중심의 사업 운영을 통해 고부가가치 시장경쟁력을 강화한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 플래그십 제품에 SoC를 적용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2억화소 센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2나노 공정 양산을 안정화하고 모바일·차량용 수요에 대응해 실적 개선을 추진한다.
DX부문의 경우 MX가 2분기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스마트폰 수요가 직전 분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갤럭시S25 엣지 등 플래그십 중심으로 판매 확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VD는 신규 인공지능(AI) 기능과 제품군을 대폭 강화한 2025년 AI TV 신모델을 해외 시장에 선보이고 프리미점 전략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한다. 생활가전은 비스포크 AI 신제품을 앞세워 판매를 늘리고 에어컨 성수기 판매에 대응해 매출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DS부문은 하반기 AI 서버용 수요 대응을 위해 HBM3E 12단 개선 제품과 128GB 이상 고용량 더블데이터레이터(DDR)5 판매를 확대한다. 10.7Gbps 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터(LPDDR)5 등을 통해 온디바이스 AI 트렌드에도 대응한다. 파운드리는 2나노 2세대 공정의 고객사 수주에 집중한다.
DX부문에선 MX가 하반기 출시될 폴더블 신제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AI 기능을 제품에 최적화해 차별화된 사용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태블릿·웨어러블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리고 확장현실(XR) 헤드셋 등 소비자에 맞춘 신제품도 준비한다.
VD는 AI TV 시장을 선도하면서 QLED·OLED, 초대형 제품군을 바탕으로 하반기 성수기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생활가전에선 AI 제품 판매를 확대해 'AI 가전' 등 고부가 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 개선을 추진한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