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국채 5년물 쏠림세 심화…'노후자산 형성' 역행에 정부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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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4.17 15:12 수정2025.04.17 15:12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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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민들의 노후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발행한 개인투자용 국채 중 5년물 쏠림세가 심화되고 있다. 이번 달도 5년물만 초과수요를 보이며 200억원 가량 증액 발행한다. 정부는 외면받는 장기물(10년물, 20년물)에 대한 국민 관심을 환기할 수 있도록 후속조치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달 700억원 발행이 예정됐던 개인투자용 국채 5년물을 지난 15일 종료된 실제 청약 결과를 반영해 총 912억원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원래 4월 발행계획은 5년물 700억원, 10년물 400억원, 20년물 100억원이었지만 최종적으로는 5년물 912억원, 10년물 240억원, 20년물 48억원을 발행하게 됐다. 장기물 미달 물량이 5년물로 몰린 결과다.

지난 3월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원래 지난달 발행계획은 5년물 600억원, 10년물 500억원, 20년물 100억원이었으나 실제로 정부가 발행한 물량은 5년물 790억원, 10년물 353억원, 20년물 57억원이다.

정부는 국민들의 안정적인 중장기 노후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매입 자격을 개인으로 한정한 개인투자용 국채 발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10년물과 20년물만 발행했지만 지난 3월부터 투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5년물을 새롭게 발행했다.

수요가 5년물로 쏠리게 된 이유는 기본적으로 개인이 10, 20년간 돈을 묶어두기 쉽지 않은데다 장기금리가 낮다는 한계에서 비롯된다. 또 국채 시장 거래가 활발해지려면 기본 물량이 10조원은 넘어서야 하지만 개인투자용 국채 시장은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도 있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전체 국채 발행액의 0.5% 수준(1조원)이다. 하지만 유동성만을 고려해 정부가 무작정 개인투자용 발행액을 늘려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채권시장의 안전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국채시장 관계자는 “사실 국가 입장에서는 5년물이든 10년물이든 일단 국채 수요 기반을 넓혀나간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한쪽(5년물)으로 쏠려도 국고금 운영에는 전혀 영향이 없지만 ‘노후자산 형성’이라는 취지와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도 10, 20년물 흥행을 위해 직접 나설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개인 입장에서는 5년물도 장기물로 느껴질 수 있다”면서도 “개인투자용 국채 취지를 고려해 5년물로 몰린 수요를 분산시킨다는 개념보다는 안전한 노후자산을 만든다는 측면에서 가능한 조치를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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