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법조계에서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새 정부 사법부 요직 인선과 기업들의 소송·자문에서 이들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친명계 법조인의 핵심 라인은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들로, 학생운동에 몸담았던 이들을 중심으로 ‘기모임’이란 비공개 동아리와 노동법학회를 구성했다. 이들은 30여 년간 끈끈한 인맥을 쌓아왔으며 이 대통령의 각종 사법리스크 대응 과정에서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18기 인맥, 평산·화우·세종·원·율촌 포진
8일 법조계에 따르면 18기 동기 중에서도 강찬우 법무법인 평산 대표변호사가 핵심 인물로 꼽힌다. 수원지방검찰청장을 지낸 그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 기간 변호인단으로 활동했다. 법조계에서는 새 정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장 많은 친명 인사를 확보한 곳은 법무법인 화우다. 이 대통령과 18기 동기인 차지훈·유승남 변호사는 2020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이끌어냈다. 특히 차 변호사는 이 대통령과 동갑내기로 심리적 유대가 깊다. 박광온 고문(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과 박승민 전문위원도 이재명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세종에는 문무일·오종한 대표변호사가 18기로 친명 핵심 인사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맡은 문 대표변호사는 이 대통령과 기모임을 함께한 사이다.
원에서는 노무현 정부 첫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가 6·3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전면에 나섰다. 김성식 변호사도 이 대통령과 기모임을 함께해 친분이 있다.
율촌에서는 김광수 고문(전 은행연합회장)이 이 대통령 싱크탱크인 ‘성장과통합’에 참여했고, 손금주 변호사(20대 국회의원)가 선대위 법률대변인을 담당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고문으로 있으며, 문재인 정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낸 문승욱 고문도 이달 2일 합류해 친명 라인을 더욱 강화했다.
◇‘사법리스크’ 변호인들도 친명계
각종 사법리스크를 함께 겪은 변호인들도 친명 핵심으로 분류된다. 18기 동기인 김종근 변호사(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와 노동법학회 출신 이찬진 제일합동공동법률사무소 변호사 등이 현재 진행 중인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를 맡았다. 엠 소속이던 이태형 변호사(18기)와 나승철 리만 변호사(35기)는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당시 변호를 맡았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의 오빠인 진봉헌 법무법인 제일 변호사도 기모임을 통해 이 대통령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해왔다. 민정수석에 발탁된 오광수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도 18기 동기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을 이끈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18기 기모임 중에서도 이 대통령과 어려운가정환경이 비슷해 특별한 유대감을 갖고 있다. 서울고검장 출신 조은석 감사원 감사위원(19기)도 기모임을 통해 친분을 쌓았다. 민유숙 전 대법관과 남편 문병호 전 의원 역시 18기 동기다.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중에도 친명 법조인이 다수 포진했다. 정성호 의원은 이 대통령과 기모임, 노동법학회를 함께하며 가장 가깝게 지원했고 송기헌·박희승 의원은 18기 동기다. 광주고검장 출신 박균택 의원(21기)은 ‘이재명의 제1검’으로 불린다.
광주지방변호사회장 출신 임선숙 로그인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28기)는 이 대통령 지명으로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냈으며, 김혜경 여사를 보좌하는 선대위 배우자 실장을 맡았다. 친명계 초선 정진욱 의원의 배우자이기도 하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