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 3월 강원도 양양군에서 구조된 ‘해양보호생물’ 어린 점박이물범이 약 3개월 동안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한 후 지난 25일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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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된 점박이물범 (사진=해양수산부) |
해양수산부는 지난 3월 27일 강원 양양에서 구조된 어린 점박이물범을 약 3개월간의 집중 치료 끝에 건강을 회복시켜 지난 25일 강릉 사근진해변 인근에 방류했다고 29일 밝혔다.
점박이물범은 2006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돼 관리 중인 해양 포유류다. 겨울에 중국 보하이만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유빙에서 새끼를 낳고, 남쪽으로 회유해 봄부터 늦가을까지는 우리나라 동해안, 백령도, 가로림만 등지에서 발견된다.
어린 점박이물범은 구조 당시 별다른 외상이 없었지만 사람을 피해 도망가지 못할 정도로 쇠약한 상태였다. 약 100㎝의 몸길이에 체중은 12.4㎏에 불과해 심한 탈수와 영양 부족 상태이기도 했다.
구조 다음 날 이 개체는 해수부가 지정한 해양동물 전문 구조·치료기관인 서울대공원으로 이관돼 넓은 수조에서 안정을 되찾았고, 먹이 공급과 재활훈련을 통해 건강을 회복했다.
이 개체의 왼쪽 뒷다리에는 ‘L0283’이라는 고유번호가 적힌 외부인식표가 부착돼 있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추적 조사를 통해 이 개체가 러시아 극동해양 자연보호구역에서 태어난 후 3월 6일 방류된 개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안용락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해양생물다양성본부장은 “이번 사례는 러시아에서 태어난 어린 점박이물범이 동해 연안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로,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해수부는 이 개체를 방류하면서 위성 추적 장치를 부착했다. 방류 다음 날 위치를 추적 관찰한 결과 해당 개체는 방류 지점에서 북쪽 15㎞ 지점으로 이동, 먼바다를 오가고 있다. 이 장치는 약 6개월 이내 자연스럽게 떨어질 예정이며, 이전까지 해수부는 해당 개체의 움직임을 관찰할 예정이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앞으로도 해양동물 전문 구조·치료기관을 적극 지원해 다친 해양동물의 신속한 구조와 치료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해양보호구역 지정, 해양보호생물의 인공증식 및 자연방류 등을 통해 해양생물 개체군 회복, 생태계 보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