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유해란(25)과 김주형(24)이 유럽에서 열린 미국남녀프로골프투어 대회를 나란히 제패하며 한국 골프에 겹경사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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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란이 12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을 제패한 뒤 트로피를 들고 미소짓고 있다.(사진=AP/뉴시스) |
유해란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고, 김주형은 같은 날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버윅의 르네상스 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에서 우승했다.
한국 국적의 남녀 선수가 같은 날 PGA 투어와 LPGA 투어 대회에서 동시에 우승한 것은 2021년 10월 10일 임성재와 고진영 이후 약 4년 9개월 만이다.
이들의 우승에는 △강철 멘털 △장점의 극대화 △큰 무대에서 더 강해지는 승부사 기질 등 세 가지 공통점이 보인다.
먼저 두 선수는 긴 기다림 속에 더욱 단단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해란은 최종 라운드에서 퍼트가 번번이 홀을 외면하며 17번홀까지 보기 1개만 기록하는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그 사이 7타 뒤져 있던 브룩 헨더슨(캐나다)이 맹추격하며 역전패가 우려됐다.
하지만 ‘강인한 정신력’의 유해란은 흔들리지 않았다. 18번홀(파5)에서 4m 버디 퍼트를 성공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같은 홀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도 침착하게 버디를 잡아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후반 집중력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은 적도 있지만, 이젠 가장 중요한 순간에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한다.
김주형도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긴 슬럼프를 견뎌낼 수 있었다. 2022년 PGA 투어 데뷔 후 3승을 거두며 한국 남자골프의 미래로 떠올랐던 김주형은 이후 2년간 극도의 부진을 겪으며 세계랭킹 100위 밖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독하게 훈련을 이어갔다. 그의 스윙 코치 션 폴리가 “김주형은 골프에 영혼을 쏟아붓고 있다. 투어 생활 20년 동안 저런 집념을 가진 선수는 처음 본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결국 김주형은 1001일 만에 PGA 투어 우승컵을 다시 들어 올렸다. 그는 “지난 몇 년은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많은 실패를 겪으며 겸손함을 배웠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됐다”며 “이번 우승은 힘든 시간 내내 내 곁을 지켜준 모든 사람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유해란, 김주형은 장타보다 정확성이라는 장점을 극대화하는 경기를 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유해란은 LPGA 투어 드라이브 거리 21위(평균 250m), 김주형은 PGA 투어 95위(277.6m)로 장타자와는 거리가 있다. 대신 세계 정상급 아이언 샷과 뛰어난 경기 운영으로 승부를 풀었다.
유해란은 올 시즌 LPGA 투어 그린 적중률 1위(80.37%)를 달리고 있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그린 적중률 83.33%(60/72)를 기록하며 우승을 지켜냈다.
김주형도 이번 대회 그린 적중률 81.94%(59/72)로 출전 선수 가운데 공동 2위에 올랐다. 우승 경쟁이 치열했던 16번홀에서는 185m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홀 1.5m 옆에 붙여 승부를 결정짓는 버디를 낚았다. 정확한 아이언 샷에 코스 매니지먼트, 감정 조절 능력까지 더해지며 PGA 투어 통산 4승을 완성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큰 무대에서 더 강한 ‘승부사 기질’을 보여줬다. 유해란은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 이어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메이저 2개 대회를 연속 제패하며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와 올해 메이저 4개 대회를 양분했다. 한국 선수로는 2013년 박인비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 2연승을 달성했다.
김주형도 2023년 디오픈 준우승, 지난달 US오픈 단독 3위에 이어 디오픈 전초전인 스코틀랜드 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메이저급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기세를 탄 유해란, 김주형은 시즌 마지막 메이저를 향해 다시 도전한다. 김주형은 오는 16일 잉글랜드 로열 버크데일에서 개막하는 제154회 디오픈 챔피언십에 출전하고, 유해란은 오는 30일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앤스에서 열리는 AIG 여자오픈에서 박인비 이후 13년 만의 메이저 3연승에 도전한다.
유해란은 이날 김주형과 동반 우승한 것에 대해 “경기가 끝나고 김주형 선수도 우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같은 날 한국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 국내 팬들께 기쁜 소식을 전해드렸다는 점이 정말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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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형이 12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버윅의 르네상스 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 정상에 올라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PGA 투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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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란, 김주형 프로필.(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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