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영동 지방에 따뜻한 서풍이 불면서 밤에도 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은 것이다. 이 고기압은 이번 주 초반까지 한반도 상공에 맴돌며 전국의 기온을 끌어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 역대 4번째 빠른 열대야
31일 기상청에 따르면 30일 밤과 31일 오전 사이 강릉과 동해, 속초의 최저기온이 25도를 기록하며 열대야가 관측됐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일 때를 뜻한다. 열대야는 기온 관측이 시작되는 날짜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5월 30일이 올해 첫 열대야 기록이 됐다.이는 지난해 기록(6월 18일)보다 19일이나 당겨진 것이다. 2024년에 6월 10일(강릉), 2023년에는 6월 26일(경남 밀양시·의령군, 제주 제주시) 첫 열대야가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한밤 더위가 한 달 가까이 서둘러 찾아온 셈이다. 역대 가장 이른 열대야는 여름철 최고기온이 역대 가장 높았던 2018년 5월 16일(경북 포항)이었다.
때 이른 밤 더위가 발생한 이유는 중국 내륙 쪽에 있던 이동성 고기압이 서해상으로 다가오면서 한반도에 따뜻한 서풍을 불어 넣었기 때문이다. 이 따뜻한 서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고온건조해지는 이른바 ‘푄 현상’이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30일 밤과 31일 새벽 사이에 강릉, 속초 등 영동 지방에는 순간풍속 시속 50km를 넘나드는 강한 서풍이 불었고 습도는 20% 수준까지 떨어졌다.
영동 지역에서 첫 열대야가 주로 발생하는 것은 밤에도 산맥을 넘어온 강한 서풍이 지속적으로 지면을 달궈 열이 식을 틈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더위가 극심한 대구 등 내륙 분지는 밤이 되면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복사냉각이 원활해지면서 기온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진다. ● 주 초반까지 햇볕 쨍쨍다만 성급히 찾아온 밤 더위는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은진 기상청 예보관은 “간밤에 불어온 바람은 여름철 더위에 영향을 주는 북태평양고기압에 의한 남서풍이 아니라 이동성 고기압에 의한 정서풍”이라며 “고기압이 동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열대야도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 주 초반까지는 전국이 이동성 고기압 영향권에 놓이면서 맑고 일사량이 많은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아침 최저기온은 14~22도, 낮 최고기온은 27~32도로 예보됐다. 특히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가운데 일부 강원 동해안과 전남 해안, 경상권 내륙을 중심으로 체감온도가 최고 31도 안팎까지 치솟아 후텁지근한 날씨를 보이겠다. 야외 활동 시 온열질환 예방 등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남해안을 중심으로는 비 소식이 있다. 1일 오전 제주에 내리기 시작한 비는 2일 전남과 경남권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30~80mm(많은 곳은 120mm 이상), 경남 남해안 20~60mm, 전남 남해안은 10~40mm의 강수가 예상된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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