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가운데 성동구 성수동 성수전략지구 재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성동구 아파트 매매가는 올 들어 지난달 28일까지 2.38% 올랐다. 강남 3구를 제외하면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강남 3구와 함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용산구(1.90%)와 양천구(1.79%), 강동구(1.40%), 동작구(1.09%) 등을 모두 웃돌았다. 지난해 이후 상승률은 12.48%에 달했다. 서초구(12.61%)에 이어 송파구(12.48%)와 함께 서울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성동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번복되는 과정에서 수혜지역으로 꼽혔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후에는 풍선효과가 기대됐다. 새롭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강남 3구, 용산구와 가깝고 한강 변 입지를 갖췄기 때문이다. 향후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강남 3구가 오르면 그 온기를 가장 먼저 이어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오랜 기간 부침을 거듭하던 재개발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성수전략정비구역 1·2·3·4지구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안을 서울시보에 고시했다. 이곳은 2009년 서울시로부터 지구단위계획 지정을 받았지만 2014년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최고 높이가 35층으로 제한돼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4개 지구가 동시에 정비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만큼 합의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정비계획에는 최고 250m의 랜드마크 건물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이 담겼다. 조합원만 동의하면 60층 후반 초고층 건물도 세울 수 있다. 공공기여로 강변북로를 덮는 수변문화공원도 조성될 예정이다.
재개발 기대로 집값도 오르고 있다. 성수동에서는 ‘서울숲아이파크리버포레’ 전용면적 59㎡가 3월 23일 25억원에 손바뀜하며 3.3㎡당 1억원을 돌파했다. ‘강변금호타운’ 전용 59㎡는 3월 22일 신고가인 22억원에 팔렸다.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59㎡는 같은 달 13일 20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전문가들은 성동구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성동구는 삼표 부지 등에 조성되는 글로벌 비즈니스 업무지구를 비롯해 성수전략정비구역 등 개발 기대가 큰 지역”이라며 “한강을 조망할 수 있고 강남 압구정과 맞닿아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