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6년째 동결된 수의대 증원을 확대하기 위한 정지작업에 착수했다.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는 데다 가축 전염병에 대응하는 수의직 공무원 부족 사태가 불거져서다.
1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수의사 중장기 수급추계’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이달 연구용역에 착수해 오는 10월까지 관련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수의대 정원은 충북대에 수의대가 개설된 1989년 이후 전국 10개 대학(서울대·강원대·경북대·전북대·제주대·건국대·경상국립대·전남대·충북대·충남대) 496명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수의대 지원자가 늘면서 입시 경쟁률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0개 대학 수의대의 수시 모집 경쟁률은 매년 30 대 1 안팎을 유지 중이다.
반려동물산업은 급팽창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2023년 62억달러(약 9조원) 규모이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2032년에는 152억달러(약 22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동물용 의약품 시장도 급성장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2035년까지 동물용 의약품 산업 규모를 4조원으로 키우고, 수출은 1조5000억원까지 늘리는 내용을 담은 ‘동물용 의약품 산업 발전 방안’을 이달 발표했다.
수의 공무원(수의사) 부족 사태도 수의대 정원 확대 작업의 배경으로 꼽힌다. 수의직 공무원은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수의직 채용 미달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