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세계에선 ‘천조국’ 국세청도 무용지물?…세금 신고율 바닥

4 days ago 1
증권 > 자본시장 정책

가상화폐 세계에선 ‘천조국’ 국세청도 무용지물?…세금 신고율 바닥

입력 : 2026.04.15 09:15

미국 성인 21% 보유, 신고는 6.5% 그쳐
주식 투자자 대비 금융 지식 낮아
장기보유 혜택 무시…단타 성향 뚜렷
내년부터 美 IRS 거래소 보고 의무화

가상자산 시장이 수조 달러 규모로 팽창했지만 대다수의 코인 투자자들이 세무당국에 수익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들은 전통적인 주식 투자자에 비해 연령과 소득이 낮고 절세 전략에 둔감한 양상을 보였으며 이른바 ‘밈(Meme) 주식’ 등 변동성이 큰 자산에 열광하는 특성을 나타냈다.

15일 회계연구저널(Review of Accounting Studies)에 게재된 타일러 멘저 텍사스 크리스천 대학교 조교수와 제프리 후프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교수 등의 공동연구 논문 ‘누가 IRS에 가상화폐를 신고하는가?’에 따르면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세금 회피 정황과 독특한 투자 행태가 구체적인 데이터로 확인됐다.

◆ 코인 소유자는 많은데 신고자는 6.5%에 불과

2013년부터 2021년까지 가상화폐 직접 매도자(파란선)를 비롯해 관련 세금을 신고하는 납세자 수가 늘고 있지만 실제 가상화폐 소유자 대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자료=미 IRS]

2013년부터 2021년까지 가상화폐 직접 매도자(파란선)를 비롯해 관련 세금을 신고하는 납세자 수가 늘고 있지만 실제 가상화폐 소유자 대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자료=미 IRS]

연구진은 2013년부터 2021년까지의 미 국세청(IRS) 행정 데이터를 익명화하여 분석했다. 외부 설문조사 및 학계 연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12~21%가 가상화폐를 소유한 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국세청 데이터 기준 가상화폐 판매를 신고한 납세자는 전체의 6.5%인 1740만명에 불과했다. 이는 가상화폐의 가치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와중에도 실제 코인을 소유한 납세자 수와 국세청에 판매를 신고한 납세자 수 사이에 심각한 괴리가 존재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로 비트코인(BTC)의 블록체인 상 거래량과 비교했을 때 미 국세청에 보고된 거래량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2021년 비트코인 거래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국세청 신고 물량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을 유지해 상당한 과세 공백을 드러냈다.

◆ 젊고 얇아진 지갑…‘밈 주식’ 선호하는 묻지마 투자

2017년 이후 가상화폐의 평균 보유 기간(파란 점선)이 급감한 반면, 가격 변동에 따른 평균 매매 이익(주황선)은 큰 폭으로 출렁였다. 장기 세제 혜택을 무시하는 단타 성향이 강해졌음을 시사한다. [자료=미 IRS]

2017년 이후 가상화폐의 평균 보유 기간(파란 점선)이 급감한 반면, 가격 변동에 따른 평균 매매 이익(주황선)은 큰 폭으로 출렁였다. 장기 세제 혜택을 무시하는 단타 성향이 강해졌음을 시사한다. [자료=미 IRS]

IRS 데이터에 나타난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전통적인 주식 투자자들과 확연히 다른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보였다.

평균적으로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자보다 소득이 낮고 연령이 어렸으며 학생일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은 항목별 세금 공제를 받을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결과적으로 주식 투자자에 비해 금융 지식이 덜 정교한 것으로 분석됐다.

무엇보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금융 지식이 낮은 투자자들과 연관성이 깊은 자산군인 ‘밈 주식(meme stocks)’을 다른 투자자들에 비해 더 높은 비율로 거래하는 투기적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다.

특히 이들의 평균 과세 소득과 연령은 2017년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장기보유 세제 혜택 활용도 역시 현저히 낮았다.

전통적인 미국인 주식 투자자들의 경우 자산을 52주 이상 보유하면 장기 자본이득세율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이러한 세금 감면을 위한 보유 기간 요건에 상대적으로 무감각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의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절세를 고려하기보다는 당장의 가격 등락에 맞춰 매도 버튼을 누르는 단기 투자 성향이 짙은 셈이다.

◆ 내년부터 과세 잣대 엄격해져…‘세금 회피’ 막 내릴까

블록체인 상에 기록된 비트코인의 실제 거래량(회색선)과 비교할 때, 1099-B 및 8949 폼 등을 통해 미 국세청(IRS)에 공식 보고된 거래량(파란선·주황선)은 바닥에 머물러 있어 과세 공백을 보여준다. [자료=미 IRS]

블록체인 상에 기록된 비트코인의 실제 거래량(회색선)과 비교할 때, 1099-B 및 8949 폼 등을 통해 미 국세청(IRS)에 공식 보고된 거래량(파란선·주황선)은 바닥에 머물러 있어 과세 공백을 보여준다. [자료=미 IRS]

이처럼 세금 신고를 꺼려왔던 코인 투자자들의 관행도 머지않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미 국세청은 2026년부터 가상화폐 시장을 주식 시장과 유사한 수준으로 규제하기 위해 보고 요건을 대폭 강화한다.

미국 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새로운 세금 보고 양식인 ‘1099-DA’ 양식을 의무적으로 발행해야 한다. 또한 미국인 납세자들은 해당 양식을 받지 않더라도 본인의 가상화폐 보유 여부를 세금 신고 시 반드시 밝혀야 한다.

과세 당국이 워시 세일(wash sales) 규정 등 추가적인 과세망 허점까지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어 가상자산 시장 초기부터 이어져 온 특유의 조세 회피 성향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핵심요약 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이 확장되고 있지만, 대다수 투자자들은 수익을 세무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미국 국세청 데이터에서 6.5%의 납세자만이 거래를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자에 비해 낮은 소득과 연령을 가지며, 특히 ‘밈 주식’ 등 변동성이 큰 자산에 더 많은 투기를 하는 경향을 보인다.

미국 국세청은 2026년부터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계획으로, 새로운 세금 보고 요건이 도입되며 세금 신고 관행의 변화가 예상된다.

매일경제 회원전용
서비스 입니다.

기존 회원은 로그인 해주시고,
아직 가입을 안 하셨다면,
무료 회원가입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해주세요

무료 회원 가입 로그인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