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오는 23일 국내 은행장들과 만난다. 가계대출과 가상자산, 배드뱅크 운영 등 다양한 금융권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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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
22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이 총재는 오는 23일 오후 열리는 은행연합회 정례이사회 이후 열리는 만찬에 참석한다.
이 총재는 주요 은행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가계대출 관리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지난해부터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들어가 있어, 최근 가계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다시 통화 정책의 변수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9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52조 749억원으로 5월 말(748조 812억원) 대비 3조 9937억원 늘었다. 일평균으로는 2102억원씩 늘었는데, 일평균 대출 잔액 증가액은 지난해 8월(3105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치다. 기준금리 인하와 더불어 스트레스 DSR 규제 변경 등을 앞두고 가계대출 증가세에 불이 붙은 것이다.
오는 7월 10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앞두고 있다. 최근 서울 집값과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되지 않는다면, 한은은 금융 안정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달 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 모두는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 완화가 주택 가격과 가계 대출을 자극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와 더불어 이 총재는 은행권에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실험 참여도 독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현재 6개 은행과 지난 4월부터 이달 말까지 가상자산을 실거래하는 실험 ‘프로젝트 한강’을 실행중이다. 연말 2단계 실험을 통해서는 송금 기능, 바우처 프로그램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아울러 이 총재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과 관련해서도 은행장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핀테크 등 비은행권에도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허용하자는 의견이지만, 이 총재는 은행권부터 순차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정부에서 최근 소상공인 등 취약 계층들의 장기·악성 채무 소각을 위해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배드뱅크 관련도 이번 은행연합회 이사회 안건에 포함됐다. 이사회에서는 정부의 배드뱅크 추진에 대해 전반적인 설명과, 구조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