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한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이 계속되자 공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한 권한대행을 향해 “대미(對美) 협상에서 손을 떼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권한대행이 염치가 있다면 대통령 선거 불출마 선언부터 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 지명도 모자라 호남과 영남을 오가며 기업 탐방까지 하며 대선 준비에 한창인 것처럼 보인다”며 “출마설에 연기를 피우는 건 국민을 농락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한 권한대행을 향해 “이완용이 되기로 작정했냐”, “(한 권한대행의 발언은) 불쉿(허튼소리·bullshit)”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 공격을 강화한 것은 지난 20일 공개된 영국 파이내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은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노 코멘트,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관세 관련 협상을 하는 것도 문제 삼았다. 김현종 민주당 통상안보TF 단장은 “국가 간 협상은 파면된 정권이 감당할 수 없고, 관여해서도 안 된다”며 “현재 권한대행 체제는 상황을 관리하고 차기 새로운 정부가 본격적인 협상을 할 수 있게 입장을 확인하는 정도에 국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한 권한대행 견제 수위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 권한대행이 대미 협상 등에서 내는 성과를 발판 삼아 지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했다.
최해련/배성수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