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정무수석
계파색 옅고 원만한 성품
비서실장과 선후배 역전
오광수 민정수석
李, 진보진영 반발 직접 설득
대통령실 "사법개혁 의지확인"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신문·방송 경험한 언론인
탐사보도로 인지도 높아
◆ 이재명 시대 ◆
이재명 대통령이 8일 단행한 수석비서관 인선을 두고는 일단 '통합형' 인사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내 친이재명계 '본진'과 거리를 뒀던 비주류 출신 우상호 전 민주당 의원과 진보 진영 내 거부감이 큰 검찰 특수통 출신 오광수 변호사를 발탁하면서 계파와 진영을 가리지 않고 최적의 인사를 하겠다는 이 대통령 의중이 다시 확인됐다는 것이다.
특히 우 정무수석 임명은 여권이 압도적인 의석수를 점유하고 있음에도 일방 독주를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야당에 보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수석급 인사를 발표하며 "이 대통령은 모든 국민을 섬기고 아우르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강한 의지에 따라 국민 통합과 소통을 책임질 적임자들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우 신임 정무수석은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중량급 정치인이다. 민주당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역임했다. 2016~2017년 야당이던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낼 당시 여당의 정진석 원내대표와 원만한 소통을 이어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여당 중진 의원은 "우 수석은 원내대표 당시 상대와 싸울 땐 싸우고 타협할 땐 타협하며 밀고 당기기에 능했다"면서 "최순실 문건으로 탄핵정국이 시작되기 전까지 여야 소통은 매우 긴밀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또 원내대표 시절 당내 거부감이 강했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호흡을 맞추면서도 연장자인 김 위원장을 깍듯이 예우해 눈길을 끌었다. 우 수석의 원만한 성품과 소통 능력이 대통령실과 국회 간 가교 역할을 하는 정무수석을 맡긴 이유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대선 전부터 우 수석에 대한 개인적인 호감을 갖고 있었다"며 "원만한 소통 능력과 정무 감각, 높은 국정 이해도를 갖춘 점을 높이 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 수석이 강 실장의 정치권 선배라는 점에서 두 사람의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우 수석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단행한 '젊은 피 수혈'로 정계에 입문했고 17대 이후 4선 의원을 지냈다. 우 수석보다 열한 살 아래인 강 실장은 2016년 20대 총선 때 처음 국회의원이 됐다. 우 수석이 원내대표를 할 시절 강 실장은 초선이었다. 과거 몇몇 정권에서는 '선후배 역전'이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은 바 있다. 여권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원만한 성품인 만큼 서로 존중하며 잘해나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또 강 실장과 우 수석은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에서 함께 활동했다.
오광수 민정수석 발탁도 이 대통령이 민주당 진영에서만 사람을 쓰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오 수석은 사법연수원 수료 이후 동기인 이 대통령이 변호사로 시민사회에서 활동했던 것과 달리 검찰에서 정통 라인을 걸었다. 대검 중앙수사본부 2과장과 중앙지검 특수2부장 등을 지낸 특수통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오 수석이 민정수석에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오자 여권에서 검찰개혁을 주장해온 인사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나왔고 인선 발표가 다소 늦어지기도 했다.
강 실장은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정치검찰의 가장 큰 피해자"라면서 "사법개혁은 법으로 하는 것이며, 오 수석의 사법개혁 의지 역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오후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진행한 민주당 1·2기 지도부와 만찬 자리에서 오 수석 임명과 관련해 배경을 직접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신문과 방송을 넘나들며 활약한 저널리스트 출신이다. 중앙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해 중앙일보 논설위원, JTBC 보도국장 및 보도담당 대표 등을 역임했다. JTBC에서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를 진행해 인지도도 높은 편이다.
이날까지 임명된 수석급 이상 9인의 출신 지역을 살펴보면 서울 2명, 충남 1명, 전북 2명, 전남 2명, 강원 1명, 부산 1명 등으로 집계됐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 4명, 연세대 2명, 건국대·중앙대·성균관대 각각 1명이다.
[오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