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지도부, 국토차관 논란에 “심려끼쳐 죄송”… 野 “국민 주거불안 고통 속 내로남불 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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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책 후폭풍]
‘돈모아 집사라’며 갭투자 비판 거세
與, 공개 대리사과하며 불끄기 나서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1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대전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 국가철도공단, (주)에스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5.10.21/뉴스1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1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대전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 국가철도공단, (주)에스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5.10.21/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22일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의 “돈이 쌓이면 그때 집을 사면 된다”는 발언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10·15 부동산 대책에 이어 이 차관의 발언으로 수도권 민심이 급격히 악화되자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좌파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부동산 참사는 어김없이 반복됐다”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이 차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당의 최고위원이자 국토위원으로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공직자는, 특히 국토부 차관 같은 고위 공직자는 한마디 한마디가 국민 신뢰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차관이 직접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은 상태에서 여당에서 ‘대리 사과’를 한 것이다.

앞서 이 차관은 10·15 대책 발표 이후 고강도 대출 규제로 실수요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일자 “지금 사려고 하니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며 “시장이 안정화돼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차관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에서 ‘갭투자’(전세 낀 매매)를 차단하는 10·15 대책 발표 전인 지난해 7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를 33억5000만 원에 ‘갭투자’ 방식으로 매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당 지도부가 황급히 진화에 나선 것은 10·15 대책 발표 이후 불거진 ‘주거 사다리 차단’ 비판이 이재명 정부 고위 공직자의 ‘부동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논란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0억 원짜리 서울 서초구 아파트 두 채 보유로 논란이 일자 한두 달 내에 한 채를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식으로 처분하겠다고 밝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국민의힘은 “국민이 주거 불안정으로 고통받고 민생이 파탄 나더라도 삐뚤어진 신념을 기어코 관철하려는 내로남불 위선이자 오만”이라며 날을 세웠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부동산 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원내대표부터 국토부 차관까지 정작 자신들은 갭투자의 사다리를 밟아 부를 축적하고, 주요 지역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며 “내 집 마련의 꿈을 죄악시하며 국민에게 주거 지옥을 강요하는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위험한 폭주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 “이 차관은 이재명 대통령 ‘대장동’ 불법을 앞장서서 옹호한 공로로 ‘낙하산’으로 단숨에 국토부 1차관이 된 사람”이라며 “주거재앙 조치, 지금이라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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