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미만 상장사의 대주주 주식을 상속·증여할 때 과세를 강화하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세제 개편안에 담아야 한다며 세제당국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업종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PBR 0.8배’를 주가 누르기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발이 거세 세제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특별위원회’는 이날 비공개 회의를 열고, 주가 누르기 방지법 처리를 논의했다. 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중요한 자본시장 개혁 과제이기 때문에 관련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이소영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발의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이다. PBR이 0.8배 미만인 상장사 주식을 상속·증여할 때 주가가 아니라 비상장주식의 평가 방식(공정가치 평가)으로 가치를 따져 과세하는 내용이다. 회사가 보유한 자산과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 등을 반영해 기업 가치를 산출하기 때문에 시가총액이 기업 가치보다 낮은 상장사는 상속세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이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확실하게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7월 말 세법 개정안에 담겨야 한다”고 썼다.
하지만 세제당국 안팎에서는 이 법안을 세법 개정안에 담는 데 신중론이 적지 않다. 상장사의 시가를 세법상 부인하는 선례를 남기는 데 대한 부담도 작지 않다. PBR이 낮다는 이유로 세제당국이 상장사의 시장 가치를 배제하고 별도 평가액을 적용하면 “정부 스스로 한국 주식시장의 가격 형성 기능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줄 수 있어서다.
PBR만으로 ‘의도적 저평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산업 전망이 나쁘거나 설비자산 비중이 큰 철강·화학 등 장치 산업은 구조적으로 PBR이 낮게 형성된다. 지난해 11월 국회 조세소위에서 정부 관계자는 “PBR 변동성 가운데 어떤 부분이 경영자 책임이고, 어떤 부분이 외부 환경 요인인지 구분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익환/하지은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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