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러 석유산업 제재에 따른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산 원유를 많이 수입한 중국과 인도가 대체 지역을 찾는 처지에 놓이면서 5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오른 국제유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석유(WTI) 2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2.25달러(2.94%) 오른 78.82달러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8월 1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3월물 가격은 1.25달러(1.56%) 오른 81.01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 26일 이후 가장 높은 종가다.
앞서 미국 재무부와 국무부는 지난 10일 러시아 에너지 회사인 가즈프롬 네프트와 수르구트네프네, 그리고 이들 자회사에 대해 제재를 가한다고 발표했다. 제재를 피해 러시아 원유를 몰래 나르던 ‘그림자 함대’ 180여 척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제재는 러시아산 석유를 주로 사들이던 중국과 인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국가는 러시아 대신 중동과 아프리카, 미국 등 대체 거래처를 찾아야 한다. 이는 국제 유가 상승 압박으로 작용하게 된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인도가 수입하는 원유 중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36%다. 중국은 수입량이 20%가 러시아산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0만 배럴 이상의 러시아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 3척이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이후 중국 동부 해역에 떠다니고 있다. 인도 정유소 관계자들은 이번 제재에 따라 약 6개월간 원유 수입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러시아 그림자 함대의 최대 30%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하루 최대 80만 배럴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캐나다산 원유에 대한 관세 위협도 유가에 부담이다. 미국은 원유 수입 절반 이상을 캐나다에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