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추방된 146명, 귀국날 베네수 강진에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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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숙 호텔 붕괴로 대부분 실종

29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카티아라마르에서 구조대원들이 지난 24일 발생한 일련의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은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719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2026.06.30. [카티아라마르=AP/뉴시스]

29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카티아라마르에서 구조대원들이 지난 24일 발생한 일련의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은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719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2026.06.30. [카티아라마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으로 미국에서 강제 추방된 베네수엘라인 146명이 귀국 첫날인 지난달 24일 발생한 연쇄 강진으로 대거 실종됐다. 이들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출발한 강제송환 항공편을 타고 귀국했다. 지난달 29일 AP통신 등은 이들이 베네수엘라에 도착한 직후 지진 피해가 집중된 북부 라과이라의 한 호텔에 머물다 지진을 겪게 됐다고 전했다.

간신히 살아남은 강제 송환자 리스베스 포르티요 씨(58)는 A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호텔 침대에 눕자마자 몸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들보에 깔린 채 묻혔다”며 “계속되는 흔들림 때문에 내가 묻힌 곳의 모든 것이 움직였고 이를 통해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생존자 약 20명과 함께 도움을 찾아 거리를 헤맸으며 최소 5km 이상 걸었다고 전했다.

포르티요 씨는 2021년 11월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에 들어간 뒤 플로리다주에서 살다가 추방됐다. 호텔에 투숙할 때만 해도 베네수엘라 당국으로부터 “다음 날 고향에 갈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지진으로 모든 게 불투명해졌다고 토로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달 29일 기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719명, 부상자는 5034명, 이재민은 1만 5866명이라고 밝혔다. 유엔은 사망자 급증에 대비해 1만 개의 보디백(시신을 담는 가방)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편 당국의 탄압을 피해 해외 모처에서 은신 중인 야권 지도자로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지진 피해를 돕기 위해 귀국하려는 자신을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 등이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차도는 이날 X에 영상을 올려 “베네수엘라 정부가 각국의 인도적 지원을 방해하고 정보를 은폐하며 나의 귀국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가 베네수엘라 인근 국가인 파나마에서 이 영상을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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