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반한 ‘비비고 만두’ 점유율 42%, 10억달러 매출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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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러스노믹스 2.0 美서 뛰는 한국기업들] 〈9〉 CJ, K푸드 생산기지 확장
美진출 50년 만에 만두시장 석권… 북미 최대 亞식품 공장도 착공
7개 계열사가 1만3000여명 고용
트럼프 손녀도 만두 맛보고 “훌륭”… 고교생에 김치 요리법 등 교육도

5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시내에서 약 145km를 달려 CJ제일제당 미국 보몬트 공장에 도착했다. 4만1300m²(약 1만2500평) 규모의 이 공장은 CJ의 미국 내 K푸드 제조 공장 6곳 중 규모가 가장 크다. 하루에 생산하는 만두는 16만 개에 달한다. 2019년 가동한 이 공장은 늘어나는 K푸드 수요에 따라 설비를 확충하다 보니 현재는 김밥용 김, 한국식 소스, 면류 제품, 볶음밥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생산 기지가 됐다.

미국 주요 유통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는 ‘비비고 찐만두’가 5월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CJ보몬트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미국 주요 유통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는 ‘비비고 찐만두’가 5월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CJ보몬트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공장 안에 들어서자 익숙한 고기만두 향이 진동했다. 만두 수백 개가 일렬종대로 배치돼 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비비고 왕교자’뿐 아니라 미국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비비고 찐만두’가 포장 기계에 투입된 후 3초 만에 플라스틱 포장재에 담겨 운반 중이었다. 이 만두는 지난해 미국에서 8400만 개가 팔렸다.

이 외에도 납작한 일본식 교자만두 형태가 아니라 바다의 해삼 모양 같은 한국 고유의 ‘미만두’도 만들어지고 있었다. 과거 미국에서 팔리던 중국, 일본 스타일과는 다른 K만두다.

● CJ그룹, 미국서 1만3000명 고용

CJ제일제당이 2019년 미국 냉동식품 2위 기업 슈완스를 약 2조 원을 들여 인수한 후 2020년부터 비비고 만두는 북미 식료품 채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만두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미국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냉동만두 시장에서 42%의 점유율로 시장 선두 자리에 올랐다. 1978년 지역사무소를 내면서 미국에 진출한 이후 약 50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CJ제일제당 식품사업 부문 미국 매출은 슈완스 인수 전인 2018년 3649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4조7138억 원으로 급등했다.

K만두를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선보인 CJ제일제당은 미국 내 K푸드 생산 기지를 잇달아 확충하고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서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을 착공했다. 축구장 80개 규모(57만5000m²)의 부지에 건설되며 초기 투자 금액은 약 7000억 원 규모다. 2027년 완공 시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생산 시설이 된다. CJ그룹은 식품, 바이오, 물류, 엔터테인먼트 등 총 7개 계열사가 미국 29개 주에서 1만3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근로자 수가 가장 많은 부문은 CJ제일제당이 포함된 식품 부문으로 9200여 명이 근무 중이다. 대한통운 3300여 명, 바이오 부문 300여 명, CJ ENM에서도 230여 명이 일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목표는 3년 내 비비고를 연 매출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브랜드로 키워내는 것이다. 슈완스의 페데리코 아레올라 브랜드마케팅 경영리더(CMO)는 “음료나 스낵 시장에는 ‘오레오’처럼 연 매출 10억 달러 브랜드가 존재하지만 가공식품 분야에서는 드물다”며 “비비고가 최초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 트럼프 손녀도 감탄… K푸드 전도사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제품뿐 아니라 한국의 식문화도 미국에 전파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20년부터 미국에서 열고 있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 대회 ‘더 CJ컵’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해 K푸드를 알리고 있다. 최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마무리된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서도 ‘비비고 컨세션’을 운영해 만두, 닭강정, 비빔밥 등을 선보였다. 이 자리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녀 카이 트럼프가 참석해 화제를 모았다. 비비고 만두 등을 맛본 그는 “한국 음식이 매우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냉동피자, 디저트 등을 주로 생산해 왔던 슈완스 현지 직원들에게는 수시로 만두, 김치, 김, 밥 등의 한국 음식을 맛보게 해 K푸드 DNA를 서서히 이식하고 있다. 4월엔 본사가 있는 미네소타 마셜에서 ‘슈완스 요리 챌린지’를 열고 50여 명의 지역 고교생들에게 김치와 볶음밥을 만드는 과정을 선보이며 K푸드를 알렸다.

지역사회와의 융합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와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을 맺었다. 레이커스 최초의 ‘글로벌 파트너’ 자격으로 유니폼에 비비고 로고 노출을 하고 레이커스의 다양한 자산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보몬트=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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