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현충일에 떠난 6·25戰 영웅…찰스 랭글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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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현충일에 떠난 6·25戰 영웅…찰스 랭글 별세

6·25전쟁 참전용사 출신으로 미국 내 대표적인 지한파 정치인으로 꼽히는 찰스 랭글 전 연방 하원의원이 미국의 현충일(메모리얼데이)인 2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4세.

고인은 1930년 뉴욕 맨해튼 할렘에서 태어나 1950년 6·25전쟁에 참전한 뒤 뉴욕대를 졸업했다. 이후 세인트존스대 로스쿨에 진학해 학위를 받아 변호사와 연방 검사로 활동했다. 1971년 뉴욕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의회에 입성했다. 그는 2017년 1월 은퇴할 때까지 46년간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활동했다. 하원 세입위원회 최초 흑인 위원장을 맡는 등 수십 년간 민주당과 흑인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쳤다.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그는 1950년 6·25전쟁 초기 미 2보병사단 503연대 소속으로 참전해 낙동강 방어전투, 군우리 전투 등 주요 전투에서 싸웠다. 6·25전쟁 공훈으로 동성무공훈장과 전상훈장을 받았고, 2007년 한국 정부로부터 수교훈장 광화장을 받았다.

고인은 미국 의회 내 지한파 의원 모임인 코리아코커스의 창립 멤버다. 그는 1977년 같은 민주당 소속이던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계획에 강력히 반대했다. 미 의회에서는 ‘한반도 평화·통일 공동 결의안’(2013년), ‘이산가족 상봉 촉구 결의안’(2014년), ‘한국전쟁 종전 결의안’(2015년) 등을 발의했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비판적인 민주당 소속 의원이었지만 한·미 FTA 체결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과거사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2014년 6월 당시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성을 담은 ‘고노 담화’ 검증 작업에 나섰을 때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는 서한을 일본 정부에 보내는 데 동참했다. 이듬해 아베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의회 연설에서 “과거사를 사과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표하는 데도 참여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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