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프로젝트 볼트' 추진…광물시장 왜곡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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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5.04 08:42 수정2026.05.04 09:13

President Donald Trump listens as Interior Secretary Doug Burgum speaks in the Oval Office of the White House, Monday, Feb. 2, 2026, in Washington. AP연합뉴스

President Donald Trump listens as Interior Secretary Doug Burgum speaks in the Oval Office of the White House, Monday, Feb. 2, 2026, in Washington. AP연합뉴스

미국의 120억달러 규모 전략 광물 비축 프로젝트 ‘프로젝트 볼트’가 글로벌 산업계에서 가격 왜곡과 공급 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급망 안정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자유시장 구조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논쟁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광물 비축 프로그램이 일부 광산업계 최고경영자들로부터 시장 교란 가능성을 지적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수출입은행 주도로 60개 핵심 광물을 비축해 제조업체가 필요시 비용을 지불하고 인출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프로젝트 볼트는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추진됐다. 특히 최근 이란 전쟁으로 원자재 공급망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각국이 자원 확보 경쟁에 나선 상황과 맞물려 정책 필요성이 부각됐다. 다만 민간 기업이 가격을 고정해 향후 인출하는 방식은 기존 시장 메커니즘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가격 상승 압력과 수요 왜곡을 우려하고 있다. 칠레 구리업체 안토파가스타는 구리 가격이 이미 사상 최고 수준인 상황에서 추가 비축 수요가 가격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경영진은 비축 정책이 “대규모 재고 부담(overhang)”을 만들어 시장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귀금속 기업 휘튼 프레셔스 메탈스의 랜디 스몰우드 회장도 “비축 정책은 경제 원리보다 보호무역에 기반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제는 국가 간 경쟁 심화다. 트레이더들은 미국이 게르마늄 등 공급이 제한된 광물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다른 국가들과 직접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유럽연합(EU)과 호주 역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유사한 광물 비축 정책을 검토 중이다.

프로젝트 참여 기업은 확대되고 있다. 록히드마틴, 제너럴모터스, 구글, 클라리오스 등 주요 제조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머큐리아, 트락시스, 글렌코어 등 트레이딩 업체들이 광물 조달을 맡는다. 기업들은 참여 비용을 부담하고 공급 충격 시 비축 물량을 활용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재정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는 긍정 평가도 나온다. 기업이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여서 정부 재정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싱크탱크 CSIS의 그레이슬린 바스카란은 “경제 안보 차원의 첫 민간 참여형 비축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제조업체들이 실제로 필요한 금속의 복잡한 사양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운영 효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공급망 구조가 복잡한 만큼 비축 물량이 실제 산업 수요와 맞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프로젝트 볼트는 공급망 안정과 시장 왜곡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문제가 핵심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향후 세부 운영 방식과 가격 결정 구조, 국제 경쟁 구도에 따라 글로벌 광물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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