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드론기업 지분투자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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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향해 드론을 발사하는 우크라이나군 . 사진=AP

러시아를 향해 드론을 발사하는 우크라이나군 . 사진=AP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드론 기업들에 대한 지분투자를 추진 중이다. 저가 공격 드론이 핵심 무기로 부상한 가운데 국내 생산능력을 키우고 가격을 낮추려는 전략이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여러 민간 드론 기업과 자금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번 협상은 드론의 미국 내 생산을 늘리고 점점 더 중요해지는 무기 체계의 비용을 낮추려는 국방부 계획과 맞물려 있다.

잠재적 지원 논의는 민간 드론 기업들과 국방부 사이에서 수개월간 이어졌다. 협상에는 전략자본실도 참여했다. 전략자본실은 바이든 행정부가 국가안보 공급망에 중요하다고 판단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대출 조직이다.

협상은 아직 진행 단계다. 국방부 협상 담당자들은 조건을 확정하기 전에 대상 기업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 일부 거래는 여러 자금 지원 장치를 통해 부채와 지분투자를 함께 포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미국 정부가 해당 기업의 일부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국방부가 지원 후보로 파악한 기업에는 퍼포먼스드론웍스가 포함됐다. 이 회사는 미 육군에 정찰 드론을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드론 부품 공급업체 언유주얼머신스도 후보로 거론된다. 이 회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주주이자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세쿼이아캐피털이 투자한 스타트업 네로스테크놀로지스도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 네로스는 소형 1인칭 시점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과거 국방부 투자는 일정한 기준을 충족해야 자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부 대출 방식으로 이뤄졌다. 전략자본실은 약 2100억달러의 대출 권한을 갖고 있으며, 핵심 광물 분야에도 여러 투자를 해왔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변경될 수 있는 사전 결정 사안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나중에 공식 발표를 통해 공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자금 지원의 목적은 드론을 직접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자금이 드론 제조사의 생산시설 확충을 지원하고 공급 능력을 만드는 데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생산 확대를 통해 가격을 낮추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

이 구상은 국방부의 ‘드론 도미넌스’ 프로그램과 연결된다. 이 프로그램은 11억달러 규모 계획으로, 2027년 말까지 약 30만대의 저가 공격 드론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국방 당국자들은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미국 제조 능력을 크게 키우고 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가격은 핵심 과제다. 미국산 드론 상당수는 국방부가 드론 도미넌스에서 목표로 하는 대당 약 5000달러 상한보다 수만달러 비싸게 판매된다.

생산 규모에서도 미국은 뒤처져 있다. 2025년 추산에 따르면 미국은 연간 최대 10만대의 드론을 만들 수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약 400만대를 생산했다. 드론 업계는 국방부가 향후 생산 확대를 뒷받침할 만큼 충분한 물량을 사지 않는다고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해왔다.

상장사인 언유주얼머신스는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가 후원하는 다른 드론 프로젝트에도 투자했다. 또 중국산 드론 공급업체들과 관련된 거래에도 참여했다. 이 회사가 지원 후보로 거론되면서 드론 산업 육성 정책이 부품 공급망과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함께 얽히는 양상이다.

국방부 주도의 거래가 성사되면 미국 군이 드론 스타트업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강한 신호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2기 이전에는 국방부 판매가 미국 내 상업·정부 드론 시스템 연간 판매액의 2% 미만에 그쳤다.

그러나 국방부가 원하는 새 예산이 확보되면 상황은 크게 바뀔 수 있다. 국방부는 드론 전쟁의 핵심 조직인 국방자율전쟁그룹, 즉 DAWG에 540억달러 이상을 요청했다. 이는 올해 약 2억2500만달러에서 급격히 늘어난 규모다.

이번 협상은 미국이 드론을 단순 조달품이 아니라 전략 산업 기반으로 다루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통해 저가 드론을 대량 생산하고 운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점이 확인됐고, 미국은 생산 규모와 가격 경쟁력에서 격차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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