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닛케이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지난달 11일 일본에서 가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 재무상을 만나 “지금 금리를 올리는 편이 향후 인상 폭을 줄이는 길”이라고 설득했다. 금리 인상을 주저하면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돼 향후 더 급격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 해당 발언의 배경에는 금리 인상에 신중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를 일본은행이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같은 달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베선트 장관은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일본은행 총재를 만났다. 이후 베선트 장관은 소셜미디어 X에 “우에다 총재가 일본의 금융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이라 확신한다”고 적었다. 이를 두고 일본 재무성 간부는 “금리 인상 결단을 망설이던 일본은행의 등을 강하게 민 것”이라고 했다.
베선트의 이 같은 행동은 단순히 일본을 향한 호의가 아니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일본의 장기 금리 상승이 글로벌 투자금의 일본 회귀를 촉발해 미 국채 매도와 미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왔다는 것.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류를 감지한 다카이치 정부도 금리 인상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달 22일 다카이치 총리와 우에다 총재는 3개월 만에 총리 관저에서 만났다. 당시 우에다 총재는 “다양한 측면에서 유익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했다. 일본은행은 이를 계기로 금리 인상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본의 이번 금리 인상은 인플레를 우려한 시장의 압력도 있었지만 미국의 요구라는 ‘두 개의 외압’에 의해 이뤄졌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시장이 벌써 다음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향후 방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닛케이는 “다카이치 정권은 금리 인상에 신중하고, 일본은행은 정권의 눈치를 보고 있다”며 “외압에 의존하는 일본 금리 인상의 구조적인 한계가 여실히 들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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