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체결 합의에도 미국과 이란 내에서 정치 세력에 따라 전쟁의 득실을 놓고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협정 체결 자체에 크게 반발하는 이스라엘과 함께 최종 합의에 영향을 줄 변수로 꼽힌다.
15일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 강경파는 미국과의 합의안을 강력히 거부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큰 피해를 본 상황에서 제재 완화, 배상금 지급, 호르무즈해협 통제권 등을 얻어내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캄란 가잔파리 이란 의원은 “우리가 승리했고 미국이 물러났다는 주장은 노골적인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보수 성향 매체 라자뉴스도 이번 합의를 “재앙적 항복”이라며 이란 국민에게 항의할 것을 촉구했다. 테헤란 외교부 앞에서는 강경파의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대는 이란 협상단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을 비판하며 호르무즈해협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요구했다.
미국에서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양해각서(MOU) 체결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쟁에 1000억달러 이상을 쓰고, 유가 급등에 따른 경제 피해까지 감내했지만 얻어낸 것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세스 몰턴 미 하원의원은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항복하는 문서나 다름없다”며 “이미 전쟁에 세금 1000억달러가 투입된 상태에서 전쟁 때문에 폐쇄된 해협을 다시 개방하는 것뿐인 합의는 승리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부정적 인식이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란의 핵시설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이스라엘도 불만이다. 레바논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등 이란이 지원하는 대리 세력과 관련한 문제가 MOU에 완전히 빠져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야콥 나겔은 이번 합의안을 “큰 실수”라고 평가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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