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권자들 '"트럼프 지지하지만 매운맛 MAGA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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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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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 유권자 대다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기조에 동의하지만 선거 기간 내세운 강경한 공약 대신 더 온건한 정책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다수 미국인이 '강력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보다 '라이트(lite) 버전 마가'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WSJ가 이달 9~14일 미국 내 등록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53%는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정부 운영 방식에 많은 변화를 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하지만 공무원을 대규모로 해고하고 대통령이 원하는 인물로 주요 직책을 채우려는 계획, 교육부를 폐지하는 공약 등에는 응답자의 60% 이상이 반대했다. 의회 예산과 관련해 의회 권한을 축소하고 대통령에게 더 큰 권한을 부여하려는 움직임에 찬성한다는 답변은 18%에 그쳤다.

유권자들은 대체로 트럼프 당선인 이민 정책을 지지하지만 보다 온건한 접근을 원했다.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는 등 불법 이민 문제를 해결하려는 계획에 응답자 4분의 3이 찬성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70%는 범죄 기록이 없는 장기 불법 체류자를 추방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그린란드와 캐나다를 차지하려는 아이디어에는 3분의 2가 반대 의견을 냈다. 57%는 파나마 운하를 재장악하기 위해 강압하거나 무력을 사용하는 것에 반대했다.

뉴욕타임스(NYT)가 미국 성인 2128명을 대상으로 2~10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트럼프 당선인이 내세운 정책에 대한 지지는 비교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 정책 지지도가 트럼프 개인에 대한 지지도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기록한 득표율(49.9%)보다 불법 이민, 대외 군사 개입 등 정책 기조에 동의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조사 결과 응답자 가운데 55%는 불법 체류자의 대규모 추방에 찬성하고, 87%는 범죄를 저지른 불법 체류자의 추방을 지지했다. 미국이 국제 문제보다 자국 문제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답변도 전체 응답자의 60%에 달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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