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 나토 가입·미군 파병 반대"…사실상 푸틴 손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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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 “핵심광물, 美에 제공” >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종전 구상과 우크라이나 희토류를 미국에 제공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연합뉴스

< 우크라 “핵심광물, 美에 제공” >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종전 구상과 우크라이나 희토류를 미국에 제공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연합뉴스

3년간 계속된 우크라이나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관건은 종전안이 어떻게 짜일지다. 현재로선 러시아가 요구해온 대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배제하고 러시아 점령지를 상당 부분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

◇종전안 어떻게 짜일까

종전협상에서 최대 관심은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여부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공 후 NATO 가입을 요구해왔다. 러시아는 국경을 맞댄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뒤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은 실용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美 "우크라 나토 가입·미군 파병 반대"…사실상 푸틴 손 들어줬다

종전 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국경선도 쟁점이다. 러시아는 2014년 당시 우크라이나령이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고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본토를 침공해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의 20%가량을 점령했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본토를 공격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이 점령한 러시아 영토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맞바꾸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유럽을 방문 중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가 2014년 이전 영토로 돌아갈 가능성에 대해 ‘비현실적’이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일부 영토는 (우크라이나에) 되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러시아 점령지를 대거 양보하는 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큰 틀에선 현재 전선이 유지되는 선에서 휴전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다른 변수는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어떻게 보장하느냐다. 미국은 다국적군 특히 유럽 중심의 군대를 통해 보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군 주둔엔 부정적이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날 “주둔군에 미군이 파병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재정적 지원을 이어가더라도 ‘거래 기반’ 지원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지원금을 주는 대가로 희토류 광물을 제공받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결국 푸틴의 승리?

미국은 그동안 ‘무력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했다. 유럽도 마찬가지였다. 만약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이 무산되고 러시아에 점령된 영토를 대부분 잃는다면 이런 원칙이 깨진다. 사실상 이번 전쟁이 푸틴의 성공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이는 국제 질서를 뒤흔들 수 있다. 무력 침공으로 영토를 점령해도 미국이 이를 용인한다면 다른 권위주의 국가들의 팽창 야욕이 커질 수 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제한적인 승리로 끝난다고 하더라도 이는 세계 권위주의 정권들을 더 대담하게 만들 것이며, 글로벌 안보 체제의 붕괴가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러시아와 직접 대화하겠다는 제스처를 취한 것도 푸틴에게는 성과다. 협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가 설 자리가 있을지도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동등한 당사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종전 조건을 결정하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협상 과정에서 소외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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