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전문매체 “北, 김정은에 보내는 트럼프 친서 수령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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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판문점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GettyImages)/코리아

2019년 판문점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GettyImages)/코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친서를 보내려 했으나, 미국 주재 북한 외교관들이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고 NK뉴스가 보도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인 NK뉴스는 11일(현지 시간) 익명의 고위급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1기 행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에게 대화를 시도하기 위한 친서를 썼다고 전했다. 이는 과거 세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이뤄졌던 북미 대화를 다시 시작하기 위함이라고 NK뉴스는 설명했다.

트럼프 정부는 뉴욕 주재 주유엔 북한대표부를 통해 친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북측에서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 국무부는 이와 관련해 “어떤 잠재적인 외교 소통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끼며 백악관에 문의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백악관도 답변을 주지 않았다고 NK뉴스는 밝혔다.

미국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김 위원장에게 대화 ‘러브콜’을 보냈지만, 상당 기간 북측이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친서 수령 거부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 김 위원장과 ‘러브레터’(연애편지)로 불린 친서를 27통 주고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진전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친서 수령을 거부했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김정은은 2018년이나 2019년보다 지금 트럼프를 훨씬 덜 필요로 한다”고 NK뉴스에 말했다.

탈북한 뒤 국내에 정착한 류현우 전 주쿠웨이트북한대사관 대사대리는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줄지 알기 전까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 전 대사대리는 북한이 우크라이나전에 대한 북한군 파병으로 러시아와 밀착한 상황이기에 미국과 급하게 관계를 발전시킬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과거 백악관이 두 사람의 친서 내용을 공개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 전문가인 피터 워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번 백악관은 서한 자체를 포함해 많은 정보를 공개했다”며 “북한은 문서 흔적이 남는 데 주저하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시간을 끌며 협상 주도권을 잡으려는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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