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병원에서 백신으로 억제돼 왔던 감염 질병이 다시 늘고 있다.
2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의사들은 최근 백일해와 폐렴·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성 감염 등 심각한 질환을 더 자주 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커진 백신 불신에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힘을 보탰고, 그 여파는 홍역 재확산 이후 다른 질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공중보건 전문의들은 '홍역'을 선행 신호로 봐왔다. 전염성이 매우 높아 전반적인 접종률이 내려갈 때 가장 먼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설사로 입원한 아이들이 늘어났다. 일반적인 위장 바이러스라면 하루가량 수액 치료를 받으면 되지만, 이 환자들은 3~4일 입원했다. 원인은 로타바이러스로, 이 병은 20년 전 도입된 백신으로 미국 내 연간 수만 건의 입원을 크게 줄였던 질환이다.
NYT는 "이들은 모두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앨라배마주 페어호프의 소아전문의 제시카 커크 박사는 "백신을 맞지 않은 유아가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 동시 감염으로 폐렴에 걸려 입원한 사례를 치료했다"고 전했다.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 감염은 패혈증, 뇌수막염,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응급실 부담도 커지고 있다. 고열이 난 미접종 아동은 백신으로 막을 수 있는 생명 위협 감염을 배제하기 위해 검사를 더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 감염은 초기에는 가벼운 병처럼 보이다가 빠르게 악화할 수 있고, 거의 보편적 접종으로 오랫동안 억제돼 많은 의사들이 진단 경험도 많지 않다.
더 강한 항생제를 먼저 써야 할 때도 있다. 마이애미의 소아 입원전문의 로빈 해리슨은 "이런 항생제가 더 많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러운 물체에 베인 상처 뒤에도 성인과 부모들이 자신 또는 자녀의 파상풍 주사를 거부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게 의사들의 설명이다.
파상풍 감염자 약 10명 중 1명은 사망한다. 전체 접종 과정은 감염 예방 효과가 매우 높다. 미네소타의 응급의학과 의사 소날리 마이어는 "지난해 손을 깊게 베고도 파상풍 주사를 거부한 환자를 치료했다"고 말했다. 일부 환자는 제약회사에 돈을 주고 싶지 않다거나 의사가 주사를 많이 놓을수록 돈을 더 번다고 주장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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