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투자 2030년 225조 달할듯
제조 공급망 축, 아시아→미국으로
“韓, 美 빅테크와 협력 더 중요해져”
미국 내 반도체 투자 규모는 지속 증가해 그 동안 반도체 공급망 축을 담당했던 한국, 중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기업들에 자국 내 투자를 적극 유도하며 반도체 국산화에 나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19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반도체 투자 규모는 내년 210억 달러(30조원)에서 오는 2027년 330억 달러(47조원)로 1년 만에 120억 달러(17조원)가 급증할 전망이다.이후 2028년에는 430억 달러(61조원)까지 상승하고, 2030년에 이르러서는 미국 내 총 반도체 투자액이 1580억 달러(225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미국 내에서 반도체 공장 및 설비 등 제조와 관련된 투자가 공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뜻이다.
이에 미국은 2027년에는 한국, 중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의 전체 반도체 투자 규모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반도체 제조는 아시아에서 주로 이뤄졌던 만큼 관련 투자도 이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아시아의 반도체 생산 능력은 전세계의 79.3%다. 미국은 인공지능(AI) 칩 제조를 위한 설계를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에 참여해왔다.하지만 최근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에 반도체 제조 공급망 축이 미국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미국 내에서 설계부터 제조·공정 등 모든 과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을 통해 인텔에 78억6000만 달러(1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한다. 인텔은 1000억 달러(142조원)를 들여 2나노 첨단 공정을 갖춘 공장인 ‘팹52’과 각종 반도체 시설들을 짓는다.
TSMC도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지원을 받아 애리조나주에 650억 달러(92조원)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세우고 있다.
이에 AI 시장 확장으로 오픈AI와 엔비디아 등 글로벌 AI 빅테크들이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건립에 나서면서 현지 반도체 생산시설 구축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오픈AI, 오라클 등은 미국 전역에서 5000억 달러(700조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전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도 미국으로 향할 수 밖에 없다.클락 청 SEMI 시니어 디렉터는 “미국의 반도체 투자 성장률은 전세계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수준”이라며 “AI 칩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이 같은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빅테크들과 AI 협력에 나서기 위해서는 비용이 들더라도 미국에 상당 부분 생산시설을 둘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도 반도체 시장 흐름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며 “앞으로 미국 빅테크들과의 협력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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