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욕법원 “반려견도 직계 가족으로 인정”…사상 첫 판결에 갑론을박

미국 뉴욕에서 반려견을 직계가족으로 인정하는 첫 판결이 나왔다.

지난 19일(현지 시각)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2023년 7월 4일 드블라이스는 반려견 듀크와 함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운전자가 정지 신호를 무시한 채 달려들었고, 듀크가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드블라이스는 큰 상심에 빠졌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 강아지를 목숨보다 더 사랑했고, 이 강아지 없이는 세상이 절대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라고 남겼다.

드블라이스 부부는 사건 한 달 후 운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기존 법률의 경우 반려견을 재산으로 간주하여 시장가치와 치료비에 대해서만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되어있었으나, 드블라이스 부부는 이에 이의를 제기해 ‘상실’에 따른 정신적 보상을 요구했다.

뉴욕주 1심 애런 매슬로 판사는 판결문에서 “사고 당시 듀크는 드블라이스에 목줄로 묶여 있었으므로, 듀크의 죽음을 목격한 것으로 인한 정서적 고통과 자신의 안전에 대한 두려움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타당하다. 모든 것은 피고인의 과실이자 무모한 운전으로 인한 것이다”라고 밝히며 드블라이스의 손을 들어줬다.

매슬로 판사는 드블라이스와 듀크가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던 점을 강조하며, 직계 가족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 이후 동물 관련 단체 내에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미국 수의학협회와 일부 단체는 이번 판결이 보험료 인상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으나, 동물권법단체인 ‘LANA’는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감정을 가진 생명체이며, 이에 따른 법적 인식이 필요하다”며 환영했다.

한편, 이번 판결은 1심으로 상급심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열려있다. 지난 2022년에는 브롱크스 동물원의 코끼리 ‘해피’가 우리에 갇혀있는 것이 인권 침해라며 소송이 제기된 바 있으나, 당시 뉴욕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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