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극적으로 관세 협상을 타결하면서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점입가경으로 확산하던 관세 전쟁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으로 쏠린 투자자금이 급격히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옮겨 간 영향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현물에 투자하는 ‘ACE KRX 금현물’은 미·중 관세 협상 합의 소식이 알려진 지난 12일 이후 2거래일간 1.3% 하락했다. 올 들어 이달 11일까지 이 상품은 16.30% 올랐다. ‘KODEX 골드선물(H)’과 ‘TIGER 골드선물(H)’도 지난 2거래일간 각각 1.97%, 1.99% 하락했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금 ETF도 마찬가지다. 실물 금 가격을 추종하는 대표 ETF로 꼽히는 ‘SPDR 골드 셰어즈’(GLD)는 12일 2.82% 떨어졌다.
KRX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국내 금 현물 가격도 하락세다. 1㎏짜리 금 현물(24K·순도 99.99%) 1g은 지난 2거래일간 1.02% 내렸다.
금값이 떨어진 것은 미·중 관세 전쟁으로 불거진 경기침체 우려가 다소 해소됐기 때문이다.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UBS 애널리스트는 “중국과 미국 간 무역 긴장이 완화하면서 금 등 안전자산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90일간 중국산 수입품 추가 관세를 기존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산 관세를 125%에서 10%로 인하하기로 했다. 다만 이 합의는 한시적 조치인 만큼 두 국가 간 갈등이 다시 부각되면 금값이 재차 오를 가능성도 있다.
반면 경기 흐름과 연동되는 경향이 있는 구리값은 상승하고 있다. ‘신한 구리 선물 ETN(H)’은 2거래일간 2.21% 올랐다. 같은 기간 ‘메리츠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H)’은 4.77% 상승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