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두 번째 AI 유니콘 기업 탄생하나’
온디바이스용 AI반도체를 설계하는 딥엑스(DEEPX)가 최근 외국계 IB를 통해 약 2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하고 나섰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기업가치는 약 1조2000억원으로 만일 투자유치가 성공할 경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반열에 오르게 된다. 이재명 정부가 AI 분야에만 100조원에 달하는 민관 합동 펀드 조성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AI 부문서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딥엑스는 기업가치 1조2000억원을 기반으로 약 2000억원의 투자유치에 나서고 있다. BoA메릴린치, UBS 등 외국계 IB가 주관사로 나섰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딥엑스는 7월에 제품 양산에 들어가는데 여기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투자금을 유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외 다수 투자자들이 이번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선 올해 3분기 중 본격 펀딩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만일 딥엑스가 투자유치에 성공할 경우 올해 첫 AI 부문 유니콘 기업이 된다. 지난해 AI반도체 설계기업인 리벨리온과 사피온이 합병하면서 ‘1조’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는데, 한국서 2번째 AI 부문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는 셈이다.
2018년 설립된 딥엑스는 초저전력 온디바이스 AI반도체 팹리스 기업이다.
현재는 GPU가 AI 연산에 주로 사용되지만 전력 소모가 크다는 한계가 있다. 딥엑스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저전력 중심 신경망처리장치(NPU)를 만들었다.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 등 AI반도체 팹리스 유망 스타트업은 데이터센터와 같은 서버 단에서 AI 추론을 수행하는 반도체에 집중한다면, 딥엑스는 저전력과 고효율을 강점으로 IoT 디바이스 등 에지 기기에 최적화된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이른바 ‘온디바이스’ AI 반도체다.
특히 딥엑스의 NPU는 엔비디아 GPU 대비 전력 효율이 20배 이상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딥엑스가 올해 1월부터 삼성전자를 통해 양산하고 있는 DX-M1칩은 약 15만개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개당 단가가 55달러에 불과하다. 엔비디아 GPU칩 가격이 개당 3만~4만달러에 달할 정도로 비싼 것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이 높다. 개별 기기에 적용되는 ‘온디바이스용 AI반도체’로서 제격인 셈이다.
딥엑스는 지난해 말 기준 직원 84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미 95억원에 달하는 정부과제를 수주했다. 보유현금도 지난해 말 기준 617억원이며, 향후 2000억원의 투자금을 조달하면 칩 대량생산도 가능해진다. 딥엑스가 등록한 NPU 특허는 81개로 2024년 미국 NPU 특허 기준 2위에 해당한다. NPU 특허는 삼성전자, 딥엑스, 퀄컴, ARM, 엔비디아 순으로 가지고 있다.
딥엑스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3억원, 240억원이다. 아직 가시적 실적은 미약하지만, 향후 대량발주가 현실화되면 실적이 기하급수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딥엑스의 올해 목표 수주는 150억원이며, 중국 온디바이스 AI반도체 시장(알리바바, 텐센트, 차이나모바일 등) 또는 북미 서버시장(델, 레노버, HP) 등을 목표로 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3분기에 본격적으로 해외투자사 펀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딥엑스 측은 “현재 여러 기관과 논의 중이지만 아직 투자유치와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다”며 “물밑에서 열심히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고 답했다.
딥엑스 외에도 현재 국내선 퓨리오사AI(AI반도체 팹리스 기업), 업스테이지(광학문자인식 기반 다큐먼트AI) 등이 투자유치를 진행하며 유니콘 기업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