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MRO 시장 개척"…부산 조선업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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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코프로스키 주한미해군사령관(왼쪽 네 번째)이 지난 10일 HJ중공업 영도조선소를 시찰했다. /HJ중공업 제공

닐 코프로스키 주한미해군사령관(왼쪽 네 번째)이 지난 10일 HJ중공업 영도조선소를 시찰했다. /HJ중공업 제공

HJ중공업이 미 해군 특수선 유지·보수·운영(MRO) 사업에 뛰어든다. 부산지역 조선 기자재 업계는 한국과 미국의 조선산업 협력 강화에 따라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의 유일한 방위산업 지원 기관인 부산국방벤처센터를 주축으로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HJ중공업에 닐 코프로스키 주한미해군사령관이 방문해 영도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해군 함정과 보안 설비, 최신예 경비함 등 특수선을 둘러봤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방문에서 코프로스키 사령관은 미 해군 특수선 MRO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며 “군사 작전 지역 내 정비 역량에 대해 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HJ중공업은 미 해군 보급체계사령부와 사전 협약이자 자격 요건인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한미연합군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에서 활동하며 미국과의 가교 역할을 담당한 ‘미국통’ 전인범 전 특수전사령관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HJ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부산지역 조선 기자재 업계는 미국 특수선 분야를 새로운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한 체계기업(방산업체) 중 부산 기업은 HJ중공업을 포함해 총 세 곳이다. 조효제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기술지원단장은 “단기적으로는 MRO, 장기적으로는 특수선 신조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역의 유일한 방위산업 지원 기관인 부산국방벤처센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국 11개 센터 중 해양 분야 방산 지원에 특화한 센터이기도 하다. 매년 50~60개의 협약 기업을 유지하며 방산 진입을 지원하는데, 올해 신규 모집에서 절반 이상이 해양 분야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부산시와 협약을 맺고 운영을 시작한 부산국방벤처센터의 협약 기업은 첫해 15곳에서 지난해 57곳으로 늘어났다. 관련 기업의 전체 매출은 2019년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어선 뒤 지난해 8000억원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이 센터의 지원을 받아 관련 시장을 개척 중인 기업 가운데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곳도 있다. 스카텍과 제이쓰리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스카텍은 신호변환장치를 개발한 기업이다. 위성항법장치(GPS), 풍향·풍속, 자이로(방향 감지), 속도 등 다양한 데이터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해 함정 무기체계 등의 정교한 작동을 유도하는 기술이다. 제이쓰리씨는 중소형 선박용 어라운드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전투를 목적으로 한 특수선과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안전 규제 강화가 중소형 선박용 어라운드뷰 기술 시장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홍준석 부산국방벤처센터장은 “부산은 조선 기자재 산업과 연관성이 높아 해양 분야 방산 기술 고도화의 잠재력이 높은 도시”라며 “방위산업에 초점을 맞춘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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