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둔 마지막 주말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지원하고 나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은 전광훈 목사 주도 집회를 통해 지지 호소문을 공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서문시장에서 30분가량 머물며 시민과 만났다. 대구·경북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후보 선거 운동복을 입고 동행했다. 박 전 대통령은 “며칠 전 김 후보께서 동성로에서 유세할 때 많은 분이 ‘저를 한번 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는 소식에 가슴이 뭉클했다”며 “따뜻하게 맞아줘 감사하고, 그동안 한번 봬야지 했던 마음이 드디어 해소된 것 같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공개 유세에 나선 것은 2017년 대통령직 파면 이후 처음이다. 전직 대통령의 이례적인 지원 사격에 더불어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눈치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장 보러 간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윤 전 대통령도 이날 광화문에서 전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 호소문을 전달하며 지원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은 “이 나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지금 김 후보에게 우리의 힘을 모으는 것만이 해답”이라고 적었다.
국민의힘에선 윤 전 대통령의 지지 선언을 내심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계엄에 반감이 있는 보수 및 중도 지지층 표심이 상대편으로 역결집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마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경기 의정부 유세를 마친 뒤 “윤 전 대통령께선 이미 우리 당도 아니고 탈당해서 제가 논할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의정부=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