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영방송 NHK가 인공지능(AI) 기반 중국어 자막서비스를 중단했다. 영유권 분쟁 중인 지역명이 중국 측 주장 이름으로 표시되는 문제점이 드러나면서다.
13일 산케이신문과 NHK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4시께 NHK 국제방송에서 영어 자막으로는 "일본이 실효 지배하는 센카쿠 제도"라고 송출됐지만, 중국어 자막은 중국이 주장하는 지명인 '댜오위다오'로 표시됐다. NHK는 홈페이지 등에서 국제방송을 영어로 내보내고 있다. 자막은 구글 AI 번역 기능을 통해 영어 음성을 번역한 9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었다.
NHK는 이 같은 문제점을 발견하고 9개 언어 자막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와 관련해 이나바 노부오 NHK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번역이 불안정한 경우가 있음이 드러났다"며 "NHK 서비스로는 부적합해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에는 NHK 라디오 국제방송에서 위탁 계약 형태로 일본어 원고를 중국어로 번역해 읽는 일을 하던 40대 중국인 남성 직원이 "댜오위다오는 중국 영토"라는 원고에 없는 돌발 발언을 해 담당 임원 1명이 사임하는 일이 있었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는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 중인 지역으로 양국은 센카쿠 열도 인근 바다에 자국 선박을 보내고 상대국 선박이 접근하면 퇴거를 요구하는 등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일본은 센카쿠 열도를 실효 지배하면서 영유권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