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여권 “을사늑약 연상” 반발… 민주 “헌법 바로 세우는 일”

5 hours ago 2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의 모습.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의 모습.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모든 사법 절차에 최선을 다해 잘못을 바로 잡고 대한민국의 자유와 정의를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법치가 죽고, 법 양심이 사라졌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터무니 없는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시일야방성대곡’은 ‘이 날에 목을 놓아 우노라’라는 뜻으로 1905년 황성신문 사장 겸 주필 장지연이 을사늑약 체결을 규탄한 논설의 제목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를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빼앗은 불법 조약인 을사늑약에 빗댄 것.

이들은 “대통령은 직무정지 상태로 그 누구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다”며 “도대체 무슨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는 것이냐”고 주장했다. 이어 “불행한 폭력 사태까지 벌어지고 말았다”며 “이 참담한 현실 앞에 목 놓아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국민의힘도 윤 대통령 구속 과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을사늑약에 빗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을사늑약을 연상케 하는 55경비단 관인 대리 날인 등 대통령 체포, 구속 과정은 불법과 불법의 연속이었다”며 “사법부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땅에 떨어졌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 대통령 체포 전 관저 출입 승인 권한이 없는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소속 55경비단으로부터 관저 출입 허가 공문에 날인을 받은 것을 두고 ‘공문 위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고무줄 잣대가 돼서는 안된다”며 “현직 대통령을 구속수사 하겠다면 똑같은 잣대가 야당 대표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야당 정치인의 사례를 들며 윤 대통령 구속 결정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구속에 대해 “무너진 헌법을 바로세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날 “국헌을 문란하고 국격을 추락시킨 중대한 책임을 단호히 물어야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과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여권의 반발에 대해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미 이 대표는 사법 절차에 따라 관련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윤 대통령 구속에 따라 국정안정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국회와 정부는 국정안정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 구속에 대해 공개 발언을 하지 않은 것도 이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