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설치된 수조 시설이 '개 수영장'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후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얕은데 모양은 수영장하고 똑같더라. 그럼 쓸모는 그런 것밖에 없을 것 같긴 하다"고 주장하며 해당 시설의 용도가 개 수영장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당시 관저 운영에 관여했던 한 관계자는 뉴스1과 인터뷰에서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관저 개 수영장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외빈 방문 시 조경용으로 조성한 수경 시설"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가로 2m, 세로 6m, 깊이 50cm 규모이며 냉수만 공급되며 반려견이 사용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2023년 UAE 대통령 답방을 앞두고 차담 공간 조성을 위해 설치된 것"이라며, "관저는 지목상 대지이고 해당 수경 시설은 인허가 대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날(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에서 시작됐다.
박 의원은 지난 7일 이재명 대통령 초청으로 열린 민주당 지도부 관저 만찬 회동 사진을 게시했는데, 사진 중에는 파란 타일과 대리석으로 마감된 소형 수조 시설이 담겨 있었다. 물이 채워진 해당 구조물을 두고 참석자들 사이에선 "개 수영장이었을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박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수영장으로 보기엔 너무 작고 얕아 (현장에 있던 의원들이) 이구동성으로 그렇게 추측했다"며 "깊은 곳은 눈대중으로 70~80cm 정도, 허리 아래 깊이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해당 수조는 윤 전 대통령 재임 중 조성된 것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당시 한남동 관저에서 개 6마리, 고양이 5마리를 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지난 4월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서울아리수본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근거로 윤 전 대통령 관저의 수돗물 사용량이 과도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6월부터 2024년 초까지 최소 1356t에서 최대 2051t의 수돗물이 사용됐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파면 선고를 받은 4월 4일부터 퇴거 전날인 10일까지 단 7일간 228t의 수돗물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달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YTN라디오에서 "전해 듣기로는 관저에 작은 수영장이 있다"며 "관상용 등 다른 용도일 수도 있지만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관저를 방문하는 외빈을 위한 조경용 시설로, 깊이는 성인 무릎 정도"라며 "생활용수, 조경수, 청소 등 다양한 목적으로 수돗물이 사용된다"고 해명한 바 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