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동연·김문수·홍준표 기독교, 김경수·한동훈·안철수·이준석 가톨릭
무교로 알려진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 경선 후보 TV 토론에서 왼쪽 손바닥에 ‘왕(王)’ 자를 적고 나와 무속 논란에 휩싸였다. 윤 전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이전 등과 관련해서도 무속 관련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누구나 종교의 자유가 있지만 대통령은 국정을 이끌어가는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종교는 공적 사안이 될 수밖에 없다. 대선 주자들의 종교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대선 정국 종교는 ‘핵심 표밭’
4월 20일 부활절 때도 각 당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교회를 찾거나 관련 메시지를 냈다. 2024년 기준 한국 기독교 신자는 828만 명으로 이는 전체 인구의 16.2%에 해당한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영남권 순회 경선을, 국민의힘 후보들은 경선 토론회를 앞두고도 바쁜 시간을 쪼개어 미사나 예배 현장을 찾았다. 영남권을 방문 중이던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는 울산 중구 병영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서울 구로구 연세중앙교회에서 부활절 예배를 드렸다. 대구를 방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 부활절 연합예배에 모습을 드러냈다.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를 찾아 부활절 예배를 드렸다. 기독교 신자인 한 권한대행은 비서실, 공보실 등 관계자를 대동하지 않고 조용히 예배를 드린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기독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가톨릭 신자다. 국민의힘 김문수 전 장관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기독교, 안철수 의원과 한동훈 전 대표는 가톨릭 신자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가톨릭 신자다.
이재명 전 대표는 어머니와 배우자 김혜경 씨가 기독교 신자라며 “아내 덕에 2005년 뒤늦게 주님을 영접했다”고 말한 바 있다. 자신이 시장으로 재직했던 경기 성남시의 예장합동 소속 분당우리교회 예배에 참석해왔다.
기독교 신자 홍준표, 불교와도 인연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기독교 신자다. 그는 과거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1997년 국회의원 선거에 처음 출마했을 때 서울 광성교회에서 김창인 목사를 만나 교류하며 기독교 신자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서울 동대문을 지역구 국회의원 시절, 배우자 이순삼 여사와 전농감리교회에서 집사 직분을 임명받아 10여 년간 해당 교회에 출석했다. 홍 전 시장은 2017년 3월 ‘불교신문’과 인터뷰에서 자신은 기독교 신자지만, 독실한 불자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불교와도 인연이 깊다고 밝힌 바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지난해 1월 30일 가톨릭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를 예방한 자리에서 부모의 영향으로 성당에 다녔던 경험을 언급했다. 그는 당시 “청주에 살 때 수동성당에서 제라드 해먼드(한국명 함제도) 신부님 곁에서 복사(服事: 미사 때 사제를 도와 시중을 드는 것)를 했었다. 세례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세례명을 ‘토마스 아퀴나스’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4세 때 충북 청주로 이사해 청주 운호국민학교를 다니다가 4학년 때 서울로 전학했다.
이준석 의원은 2016년 1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어린 시절 사진을 공개하며 자신이 가톨릭 신자임을 알렸다. 당시 그는 “이제 교적을 옮기면 거주지 기준으로 노원 성당으로 가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내가 어린 시절 꾸준히 다녔던 상계동 성당으로 가야 하는 것인가. 어릴 때 고해성사 방에 들어가서 놀다가 보좌신부님한테 걸려 혼났던 기억의 상계동 성당이 끌리기는 한다”는 글을 올렸다. 세례명이 ‘안드레아’인 이 의원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 성당에서 세례를 받았다.
《이 기사는 주간동아 1486호에 실렸습니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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