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 前 소송
"구 노동조합법 적용해야"
HD현대중공업의 하청 노동조합이 2017년 원청을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청구 소송에서 대법원이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가 없다"며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 이전에 발생한 사건에서 근로계약 관계가 없는 원청의 교섭 의무를 부정한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법 시행 이후 사건에서는 실질적 지배력이 있는 원청 기업을 사용자로 볼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가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단체교섭 청구 소송에서 노조 패소를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2016년 하청 노조가 교섭을 요구한 지 10년 만이며, 대법원이 심리를 시작한 지 7년6개월 만이다.
대법원은 "구(옛)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되는 사안에서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관한 종전 법리는 타당하다"고 밝혔다. 옛 노조법의 경우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어도 근로 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면 사용자로 볼 수 있다는 법리는 부당 노동행위 사건에 한정되고, 단체교섭 의무까지 확대할 수 없다는 취지다.
사건이 대법원에서 7년 이상 계류되는 동안 원청의 사용자성을 폭넓게 인정한 노란봉투법이 지난 3월 시행됐다. 대법원은 "개정 노조법이 적용되는 구체적인 사건에서 확대된 사용자 개념을 해석하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원청이 하청 근로자의 근로 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했는지가 교섭 의무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는 의미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전과 이후 사건의 해석 기준을 대법원이 구분해 정리했지만 늦은 감이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원점에서 하청과 새로 교섭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홍주 기자 / 박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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