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미 성장률 3~4%대 둔화
지방정부 부채·인구 감소…
구조적 문제에 역동성 잃어가
美, AI·로봇 자동화에 속도
10년후 GDP 초격차 예상
韓 공급망 투자 다변화 필요
사우디·우크라이나 주목해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전 모두발언에서 ‘투키디데스 함정’을 또 한 번 언급하며 신흥 강대국으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시 주석은 2015년 취임 후 처음 미국을 방문했을 때와 2024년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에도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거론한 바 있다.
투키디데스 함정은 신흥 강대국이 부상하면 기존 강대국이 이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전쟁이 벌어진다는 이론으로,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쓴 역사학자 투키디데스의 이름에서 따온 용어다.
시 주석이 미국을 상대로 “투키디데스 함정을 뛰어넘자”며 수차례 이를 언급하는 것은 기존 패권국과 신흥 강대국 간 무력 충돌이 필연이 아니라는 점을 대외적으로 강조하는 한편 ‘미국 일강’ 체제에서 ‘미·중 양강’ 시대로 전환했다는 점을 역설하며 동등한 위치에서 미국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공고히 하려는 정치적 수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신만만한 중국의 태도처럼 주요 2개국(G2) 구도 속 패권 경쟁의 저울은 수평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까.
한국을 대표하는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54)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2030년대 중반부터 중국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외국 자본의 이탈, 지방정부 부채와 부동산 침체라는 구조적 약점이 누적돼 역동성을 잃은 거대한 산이자 멈춰 선 용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최 박사는 전북대 철학과와 총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수학한 후 미국 휴스턴대에서 미래학 석사, 피닉스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문 미래학자 모임인 세계전문미래학자협회(APF) 이사회 임원과 삼성전자 DMC연구소 자문 교수, 한국뉴욕주립대 미래연구원 원장,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준비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는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를 이끌며 아시아와 한국을 대표하는 전문 미래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2030 대담한 미래’ ‘2045 부의 신대륙’ 등이 있다.
최 박사는 최근 연구 과정에서 중국의 인구구조 변화와 인공지능(AI) 기술 혁신 그리고 자본의 흐름이 미·중 간 초격차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해냈다. 과거 경제학계에서 2030년께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최근 들어 이상기류가 포착된 것이다.
중국은 성장률이 3~4%대로 둔화하는 반면 미국은 AI와 로봇 자동화 등을 통해 생산성 증가율을 연 0.45%포인트에서 최대 1.5%포인트까지 올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이 중국의 성장률을 역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최 박사는 “미세해 보이는 미국의 성장률 역전 현상은 양국 간 국내총생산(GDP) 격차를 2024년 10조5000억달러에서 2045년 20조달러 수준으로 무려 두 배 가까이 벌려놓는 충격적인 국면을 초래할 것”이라며 “중국의 미국 추월 가능성이 수학적으로 0에 수렴할 것이라는 강력한 시스템적 신호”라고 설명했다.
미·중 G2 체제가 무너지는 것은 아니지만 양국의 경제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 예견된 만큼 기업과 정부가 공급망과 투자 비중 포지션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박사는 “미국은 AI 생산성 혁명과 제조업의 대규모 귀환, 에너지 지배력 강화를 바탕으로 재기에 성공할 가능성이 60~70%에 달하는 강력한 시장”이라며 “중국에 편중된 공급망과 투자 비중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축소하고 다른 신흥국으로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박사가 주목하는 신흥국 중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우크라이나가 있다. 사우디는 막대한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비석유 부문 육성과 중동 AI 패권국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어 20년 후 고기회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봤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인구 감소라는 위기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로존 경제가 0%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거대한 지정학적 이점으로 전쟁 후유증을 딛고 빠른 속도로 재건에 성공해 유럽의 심장으로 부활할 수 있다는 게 최 박사의 시각이다.
최 박사는 “우리 기업들은 우크라이나를 유럽 전체를 아우르는 거대한 공급망의 허브로 인식하고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공장들은 유럽에서 가장 선도적인 독일보다 1.5배 높은 생산성 프리미엄을 달성하는 최첨단 스마트 팩토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계를 보이고 있는 한국의 성장률을 신흥국에 투자하는 형태로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 박사는 “한국은 인구 한계와 내수 침체라는 시스템적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신흥국의 도약 과정에 선제적으로 진입해야 한다”며 “폭발적으로 젊어지고 부유해지는 국가들의 성장 에너지를 한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이식하고 연결하는 입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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