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구장 첫인상 그야말로 어마어마… ‘잔디 상한다’는 이유로 훈련 제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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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첫 ‘잠실 미스터 올스타’ 신경식… 그가 기억하는 ‘잠실 야구장’
‘44세 잠실구장’ 올시즌 끝으로 철거
2032년 돔구장으로 새롭게 태어나
“車보닛 위에서 그라운드 한 바퀴… 잠실 올스타 그날 밤 잊을 수 없어”

잠실구장 첫 ‘미스터 올스타’ 신경식 화성코리요 감독이 43년 전 그때처럼 어깨띠를 두른 채 왼손에 모자를 들고 카메라 앞에 섰다. 7일 경기 화성시 비봉체육공원 야구장에서 만난 신 감독은 “잠실구장에 가게 된다면 1루 베이스 위에서 사진 한 장 꼭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화성=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잠실구장 첫 ‘미스터 올스타’ 신경식 화성코리요 감독이 43년 전 그때처럼 어깨띠를 두른 채 왼손에 모자를 들고 카메라 앞에 섰다. 7일 경기 화성시 비봉체육공원 야구장에서 만난 신 감독은 “잠실구장에 가게 된다면 1루 베이스 위에서 사진 한 장 꼭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화성=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자동차 보닛 위에 올라타 잠실구장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았죠. 그날 밤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싱싱한 청춘이었던 그의 머리에 어느덧 하얀 눈이 내려앉았다. 하지만 60대 노감독은 43년전 그날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1983년 7월 4일,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처음으로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린 날이다. OB(현 두산) 유니폼을 입고 동군 올스타 1루수로 나선 신경식 화성코리요 감독(65)은 5회말 희생플라이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그해에는 올스타전을 두 번 치렀다. 나흘 전 대구에서 열린 1차전 때도 1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둘렀던 신 감독은 해태(현 KIA) 김성한(68)을 제치고 잠실구장 1호 ‘미스터 올스타’가 됐다.

독립구단 화성코리요가 안방으로 쓰는 경기 화성시 비봉체육공원 야구장에서 7일 만난 신 감독은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뒤 삼성 김시진(68) 선배가 ‘야야, 큰절 한번 해라’고 해서 관중석을 향해 절을 올렸다”며 웃고는 “당시 부상으로 로얄프린스 승용차를 받았는데 나는 운전면허도 없어서 박용민 OB 단장께 차를 넘기고 차 값으로 회식비를 냈다”고 말했다. 큰 키(188cm)에 긴 다리를 180도 찢는 수비 동작으
로 ‘학다리’라 불렸던 신 감독은 그해 올스타 팬투표에서도 7만4692표를 받아 1위에 올랐다.

1983년 올스타전에서 신 감독이 부상으로 받은 로얄프린스 승용차 위에 올라타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동아일보DB

1983년 올스타전에서 신 감독이 부상으로 받은 로얄프린스 승용차 위에 올라타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동아일보DB
신 감독의 잊지 못할 추억도 이제 곧 역사 속 페이지로 남게 된다. 2032년 완공을 목표로 잠실돔구장이 신축되면서 잠실구장은 올 시즌 뒤 철거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0, 11일 잠실구장에서 마지막 올스타전을 개최한다. 한국 야구의 메카로 통하는 잠실구장은 개장 이듬해인 1983년을 시작으로 그동안 가장 많은 13번의 올스타전을 치렀다. 공주고를 졸업하고 실업야구 상업은행에서 뛰다 프로 원(1982년) OB에 합류한 신 감독에게 잠실구장은 더욱 각별한 곳이다. 삼성, 쌍방울을 거치며 총 14시즌 동안 프로 선수 생활을 한 신 감독은 은퇴 후 잠실구장을 공동 안방으로 사용하는 두산, LG에서 코치로 활동했다. 신 감독은 “잠실은 신경식이라는 이름 석자를 알린 곳”이라고 했다.

신 감독은 “선수 시절 처음 본 잠실구장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 특히 홈플레이트에서 가운데 담장까지 거리(125m)가 너무 멀어서 잠실에 오면 투수들이 ‘홈런 안 맞는다’고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또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는 잔디가 상한다는 이유로 훈련이 제한돼 근처 고교 야구장을 빌려써야만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 때는 주말에 (대표 인기 구단) 해태가 와야 겨우 매진이 되곤 했는데 요즘은 연일 매진인 걸 보면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며 “프로야구가 지금껏 성장하는 데 있어 잠실구장이 기여한 부분을 야구인 모두가 잊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회가 된다면 자신이 지키던 잠실구장 1루 베이스 위에 서보고 싶다는 신 감독은 “1루에 서 있으면 팬들의 목소리가 특히 잘 들린다. 아직도 등 뒤에서 응원과 야유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며 “한 분이라도 더 많은 팬이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올스타전을 눈에 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 ‘잠실 미스터 올스타’ 후보에 대해서는 “김도영(KIA), 강백호(한화)가 페이스에선 앞서지만 그날이 돼봐야 안다. 미스터 올스타는 하늘이 정한다”며 웃었다.올해 올스타전은 10일 ‘넥스트레벨 매치’를 시작으로 이틀간 축제를 벌인다. 올해 처음 신설된 넥스트레벨 매치는 KBO 넥스트레벨 캠프를 수료한 고등학교 2학년 유망주 38명이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는 무대다. 이어 퓨처스리그(2군) 올스타전과 홈런 더비가 열린다. 11일에는 팬 사인회, 서머레이스에 이어 본행사가 진행된다. 이 밖에도 가수 우즈의 클리닝 타임쇼, 불꽃놀이 등 풍성한 볼거리가 팬들을 기다린다.

화성=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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