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활동하는 자금세탁 범죄조직과 연계해 1170억원 상당의 범죄수익금을 은닉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를 매입해 해외로 보내는 등 자금세탁에 가담한 송금책 116명도 함께 적발됐다.
20일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내 대포통장 유통 조직과 중국 선전 거점 자금세탁조직 일당 등 149명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송치하고 이 가운데 7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 대포통장 유통 A조직은 대포통장을 개설·모집한 뒤 보이스피싱 조직 등에 공급했다. 지난해 5월까지 이들의 대포통장에 입금된 범죄수익금은 310억원으로 확인됐다. 중국 선전에 본거지를 둔 B조직도 지난해 8월부터 국내외 조직과 연계해 범죄수익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B조직의 대포통장에 입금된 범죄수익금은 860억원에 달했다. 대부분 보이스피싱, 투자사기, 투자리딩사기로 인한 피해금인 것으로 확인됐다.
A조직은 B조직에 대포통장만 공급하다가 지난해 3월부터 A조직이 하부 조직원을 중국으로 파견하며 협업을 시작했다. A조직원이 피싱 및 자금세탁 범행에 가담하고 범죄 수익을 공유하는 등 범행 수법을 고도화했다. 이들은 은행 이체 한도 제한을 해제하려는 목적으로 허위 세금계산서를 금융회사에 제출하기도 했다.
자금세탁 기법 중에선 테더를 활용한 가상자산 송금이 7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코인 송금이 자금세탁의 대세가 된 것이다. 상품권업체를 가장한 방식이 19%, 기타 계좌이체 등이 9%로 그 뒤를 이었다. 코인 송금책은 자신의 계좌로 피해금을 받아 코인을 매입한 후 송금하는 방식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가장 많은 금액을 보낸 송금책은 유령법인으로 개설한 법인계좌를 이용해 테더 36억원어치를 해외로 송금했다.
경찰은 중국에 체류 중인 B조직 총책 김모씨(일명 왕회장)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 및 여권 무효화 조치를 하고 나머지 조직원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수료를 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뒤, 자신의 계좌로 타인의 자금을 받아 가상자산을 구매하고 전송하면 범죄 자금인 줄 몰랐더라도 특정금융거래법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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