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우파? 뭐가 다른거에요"…고3 유권자들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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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9일 대구 상인동 영남고에서 고3 학생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9일 대구 상인동 영남고에서 고3 학생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철마다 투표는 어른들의 특권이라고 생각했는데, 올해 처음 투표권을 갖게 되니 설레면서도 책임감을 느낍니다.”

문지훈 군(인천 학익고·18)은 31일 6·3 지방선거에서 생애 첫 투표를 하게 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는 만 18세 생일이 지난 2008~2007년생이 처음으로 투표를 하게 된다. 이들은 민주시민으로서 주권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보이면서도, SNS 알고리즘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심을 잡고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고 우려했다.

◇알고리즘의 습격

"좌파? 우파? 뭐가 다른거에요"…고3 유권자들의 속사정

서울 목동에 사는 박모군(18)은 최근 친구의 얘기에 깜짝 놀랐다. 평소 정치에 무관심한 친구가 특정 후보에 대해 매우 편향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듣고서다. 친구는 이런 내용을 댓글에서 보고 알게 됐다고 했다. 박군은 “특정 성향의 숏폼이 떴을 때 호기심에 클릭했다가 계속 관련 콘텐츠로 게시물이 도배돼 난감했던 적이 있다”며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일수록 한쪽 성향의 정보만 얻은 채로 투표장에 가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후보들의 공약이 ‘판박이’라 공약을 봐도 후보를 고르기 어렵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문군은 “모든 후보가 차별화 지점이나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고민 없이 인공지능(AI) 공약만 내세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학교에서 하는 시민교육으로는 성숙한 유권자를 길러내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교사가 정치적 중립 의무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후보자 공약에 대해 수업시간에 함께 분석·토론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송현민 군(서울 강일고·18)은 “정치에 무관심한 친구가 많다 보니 후보자에 대해 토론하고, 내 생각을 검토할 기회가 없다”며 “학교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비판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 후보의 공약을 비교하고 학생들의 생각을 말해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SNS의 정치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를 키우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마하는 청소년도

선거에 출마하는 청소년도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 후보자 6818명 중 10대 후보는 다섯 명이다. 2022년부터 총선·지방선거 피선거권 연령이 25세에서 18세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최연소 후보는 2008년생인 이호원 충남 홍성군의원 무소속 후보(홍주고 3년)다. 이 후보는 급행 순환버스 도입, 청년 귀농사업, 고령층 택시비 지원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선거 도우미’로 나서는 학생도 있다. 평소 정치학에 관심이 있는 임서원 양(18)은 ‘지방선거 튜토리얼’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공유했다. 임양은 “주위에 정치가 생소해 지선이 지방선거의 줄임말인 것을 몰랐다거나, 좌파와 우파 구분이 어렵다는 친구들이 있다”며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뽑아야 할지 고민이 큰 친구들을 위해 이념에 따른 정치 지형과 SMART(구체성, 측정 가능성, 달성, 가능성, 관련성, 기한성) 지표 등 공약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고재연/이미경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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