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판매량은 늘어나지만 판매가격은 떨어지는 ‘박리다매’ 구조가 중국 소비시장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 경쟁 심화로 기업들이 처한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지와 세제, 치약 등 중국 일용 소비재 시장은 전년 대비 3.6% 커졌다. 하지만 평균 판매가격은 2.6% 하락했다. 올 1분기 들어서도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1.3% 늘어나는 동안 관련 매출은 1.3%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뉴머레이터는 “판매량 증가가 지속되고 있지만 제품 가격은 2021년부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높은 생활비 부담으로 대도시와 중소도시를 막론하고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랜드가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소비재를 넘어 인공지능(AI) 모델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는 AI 모델을 기존 가격 대비 절반으로 인하해 판매하고 있다. 딥시크와 샤오미도 지난달 말 이용 가격을 내렸다. 텐센트 역시 일부 모델 가격을 떨어뜨렸다.
업계에선 이 같은 박리다매 구조가 기업의 수익성을 갉아먹고 장기적으로 브랜드 투자와 제품 혁신 여력을 약화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중국 정부가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소비 회복 역시 양적 성장에만 의존한 채 질적 개선으로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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