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증산 나서면 국제유가 하락 가능성… 안정적 수송망 확보가 핵심 변수 떠올라

3 hours ago 1

[‘OPEC 오일 카르텔’ 균열]
원유 가격 향후 전망은
OPEC 이외 산유국들 생산 확대
중동 의존도 낮춰야 변동성 줄어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해 독자적 증산에 나설 방침을 밝히면서, 국제 유가는 중장기적으로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 결정의 메커니즘이 ‘생산’에서 ‘수송’으로 변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초크포인트(choke point·급소 구역)를 우회해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의 체감 가격이 완전히 차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9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UAE의 OPEC 이탈은 중동 산유국 간 증산 경쟁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OPEC은 그동안 산유국 간의 강력한 카르텔로 감산과 증산을 오가며 국제 유가를 일정 수준으로 관리했다. 하지만 OPEC에서 빠지는 UAE가 증산을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경우 가격 통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산유국들이 생산량 증가에 나서면서) 국제 유가에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등 비(非)OPEC 산유국의 움직임은 이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 확대와 함께 베네수엘라 등 대체 공급처 확보에 나서며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UAE까지 미국의 증산 기조에 합류하면 공급 측면에서 유가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이 한층 강화된다.

단기적으로는 중동 정세가 여전히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원유 수송 경로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공급 자체에 문제가 없더라도 가격이 급등하는 ‘수송 리스크 프리미엄’이 확대될 수 있다.

향후 국제 유가를 좌우하는 핵심 축이 ‘증산·감산’에서 ‘수송·안보’로 변화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과거에는 OPEC이 주도하는 생산량 조절이 국제 유가 결정의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수요자 입장에서 원유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해상 통제력을 둘러싼 갈등이 에너지 시장의 핵심 리스크로 부상하는 배경이다. 이에 따라 국가별 체감 에너지 가격이 달라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원유 도입처를 다변화한 국가는 상대적으로 가격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반면에 특정 지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지정학적 리스크 발생 시 가격 변동 폭이 크게 확대될 수 있는 탓이다.

당분간 국제 유가는 공급 증가에 따른 하방 압력과 지정학·수송 리스크에 따른 상방 압력이 동시에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제 유가가 완만한 하락 압력을 받는 가운데, 지정학 변수에 따라 급등락이 반복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교과서적인 해석으로는 UAE의 탈퇴가 국제 유가에 딱히 부정적일 것 같지 않지만, OPEC이 내부 결속을 위해 어떤 움직임을 가져가느냐에 따라 변수가 너무 많다”며 “분명한 건 과거 수십 년간 국제 유가에 막강한 권한을 갖던 OPEC의 영향력이 최근 몇 년간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