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편견 깬 날렵한 질주…파노라마 스크린은 시선 압도

1 day ago 4

르노코리아 신차 필랑트 /르노코리아 제공

르노코리아 신차 필랑트 /르노코리아 제공

운전석에 앉아 시동 버튼을 누르자 실내는 고요한 정적에 휩싸였다. 가속 페달을 살짝 밟자 전장 4915㎜의 거구는 미끄러지듯 도로 위로 나아갔다. 육중한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예상했으나 실제 주행감은 날렵한 스포츠 세단에 가까웠다. 르노코리아가 내놓은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필랑트’는 그렇게 SUV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며 첫인상을 남겼다.

속도를 높이자 필랑트의 진가가 드러났다. 묵직한 가속감 대신 가벼우면서도 경쾌한 발놀림이 이어졌다. ‘하이브리드 E-Tech’ 파워트레인이 1.5L 터보 직분사 엔진과 구동 모터가 결합해 시스템 최고 출력 250마력을 뿜어낸 결과다.

움직임은 정교했다. 노면 진동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감쇠력을 조절하는 주파수 감응형 댐퍼가 적용된 덕분이다.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차체 롤링을 단단하게 억제하며 운전자가 의도한 궤적을 정확히 따라갔다. 복합 연비는 15.1㎞/ℓ로 도심 주행 시 최대 75%까지 전기 모드 주행이 가능해 효율성이 극대화됐다.

르노 필랑트 1열 실내 /르노코리아 제공

르노 필랑트 1열 실내 /르노코리아 제공

실내 인테리어는 필랑트의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르노가 ‘프리미엄 테크 라운지’라고 부른 실내에 들어서면 대시보드를 가득 채운 세 개의 12.3인치 파노라마 스크린이 시선을 압도한다. 동승석 디스플레이가 독립적으로 작동해 조수석 탑승자가 운전자를 방해하지 않고 영상이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소재의 고급감은 기대 이상이었다.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면서도 정밀한 스티치와 새틴 장식을 더해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질감을 구현했다. 2820㎜의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구현한 뒷좌석 무릎 공간은 성인 남성이 앉아도 넉넉했다. 앰비언트 라이트가 실내 전반을 감싸며 야간 주행 시의 감성적인 만족도까지 챙겼다.

기술적인 완성도도 돋보였다. 인공지능(AI) 기반 음성 어시스턴트 ‘에이닷 오토’는 창문 개폐부터 차량 기능 제어까지 자연스러운 대화로 처리했다. 여기에 최대 34개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탑재돼 고속도로 주행 보조 등 자율주행 레벨 2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다만 쾌적한 실내 분위기를 완성하는 1.1㎡ 면적의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조작 방식은 옥에 티였다. 선루프 덮개를 여닫는 물리 버튼이 따로 마련되지 않아 뜨거운 햇살이 차량 내부에 그대로 들어왔다. 필랑트의 가격은 친환경차 세제 혜택 후 판매 가격 기준 테크노 트림 4331만9000원부터 최상위 에스프리 알핀 1955 트림 5218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동급 경쟁 모델 대비 뛰어난 실내 고급감과 주행 성능을 고려하면 준대형 SUV 시장에서 강력한 대안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