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스타벅스의 이른바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사회 전반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사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곳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2일 불똥을 맞은 곳은 프로야구 SSG 랜더스다. 키움에 3연전을 모두 내주며 4연패 수렁에 빠진 SSG는 하필 스타벅스 불매 운동이 격화한 광주로 원정길에 오르게 됐다. 평소 '스타벅스 데이' 등 모기업의 브랜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온 구단이기에, 이번 사태로 인한 광주 팬들의 싸늘한 시선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다른 구단인 KT의 안현민 역시 최근 스타벅스에서 야구장을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팬들의 거센 지적을 받고 사과하는 등 야구계 전반이 초긴장 상태다.
특히 광주광역시는 강경한 행정 조치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시 주관 행사에서 스타벅스 상품권 사용을 전면 금지하며, 이번 사태를 "역사 인식이 부재한 최고경영자가 유발한 사회적 중대재해"로 규정했다. 나아가 허위사실 유포만 처벌하는 현행 5·18 특별법의 한계를 보완해 처벌 대상과 수위를 대폭 강화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강력히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과 장관들까지 가세한 질타 속에, 사태의 최종 책임은 정용진 회장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사태가 정치권의 극한 대립으로 번지면서, 기업의 감수성 부족을 무조건 형사 처벌이나 정치적 이념 소비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자각과 경계의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이 앞장서 사기업 스타벅스에 좌표를 찍자, 행정안전부 장관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관공서 불매를 선언했다"며 "이재명 정권의 스타벅스 죽이기, 마녀사냥이 선을 넘어 섬뜩하기까지 하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보훈부 장관과 공무원 노조까지 가세하며 앞다퉈 돌팔매질을 하더니, 급기야 법무부가 대검찰청에 공문을 내려 '스타벅스 구매 내역을 낱낱이 색출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며 "이제는 국가 부처가 총동원돼 '어느 커피를 마셨느냐'로 색깔 검증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이어 "거대한 국가 권력이 민간 기업의 마케팅 실수를 빌미로 무자비한 집단 린치를 가하는, 그야말로 국가 주도의 인민재판이 2026년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태경 보험연수원장(국민의힘 3선 의원 출신)은 "스타벅스의 논란이 시민들에게 상처를 준 것은 사실이며 비판과 사과는 당연하다"면서도, "감수성의 실패를 곧바로 범죄로 연결하기 시작하면 대한민국은 작은 실수조차 수사 대상이 되는 아귀지옥이 될 것"이라며 사회적 책임과 형사 책임의 엄격한 구분을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또한 신세계 측이 대표이사 경질과 사과 등 기업으로서 할 수 있는 임계점 이상의 자정 조치를 취했음에도, 국가 권력이 도덕적·법적·정치적 책임까지 모두 묻겠다는 것은 과잉 대응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민주당 일부 후보의 과거 전과 변명 사례를 지적하며, "5·18을 필요할 때만 자신의 알리바이나 정치적 도구로 쓰는 것이야말로 5·18을 가장 모독하는 행위"라고 일갈했다.
역사적 아픔을 가볍게 여긴 기업의 실책에 대한 분노는 정당하지만, 이를 과도한 처벌 법안 제정이나 진영 간 정치적 공방으로 소비하는 것은 본질을 흐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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