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 악뮤, 엔하이픈 등 K팝을 대표하는 굵직한 그룹들이 '2025 위버스콘 페스티벌'을 빛냈다.
지난 5월 31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2025 위버스콘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위버스콘 페스티벌'은 하이브가 주최하는 K팝 페스티벌로 올해 3회째를 맞았다. 당초 하이브 레이블즈 소속 가수들로만 구성된 합동 콘서트로 출발했으나, 2023년부터 행사 성격과 라인업 범위를 확장해 K팝 페스티벌로 탈바꿈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비롯해 디스커버리 파크까지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일대를 대관해 대규모로 개최했다. 실내인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는 단독 콘서트 급 연출의 무대를 선보였고, 야외 디스커버리 파크에서는 위버스파크 데이, 나이트라는 이름으로 페스티벌 본연의 매력을 살린 밴드 라이브로 현장감을 배가했다.
K팝의 글로벌 위상에 걸맞게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는 입구에서부터 다양한 나라에서 몰려든 팬들로 북적였다.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이들은 멤버들의 사진이 붙은 부채를 들고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가 하면, 삼삼오오 모여 휴대폰을 한편에 거치해두고 좋아하는 가수의 챌린지 영상을 찍으며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부드러운 햇살과 함께 선선한 바람이 부는 오후, 야외무대에서는 '남매 듀오' 악뮤가 밴드 연주에 어울리는 감미로운 노래를 선사했다. '러브 리(Love Lee)' '200%' '다이노소어(DINOSAUR)'에 이어 최고의 히트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가 나오자 관객들은 박수를 보냈다. 관객들은 폭신한 잔디 위에 돗자리를 깔고 편안한 마음으로 '오랜 날 오랜 밤' '기브 러브(Give Love)' 등을 즐겼다. 뜨거운 반응에 무대를 마치고 들어갔던 악뮤는 재등장해 '다이노소어'를 한 소절 더 부르기도 했다.
악뮤에 앞서 에너제틱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나우어데이즈와 사랑스러운 매력의 가수 츄, 뮤지컬 배우 민경아가 관객들과 만났다. 올해 처음으로 신설한 야외 밤 공연에서는 넬, 십센치(10CM), 보이넥스트도어가 열기를 더했다. 보이넥스트도어의 팬들은 다소 쌀쌀해진 밤공기에도 굴하지 않고 열정적인 응원으로 페스티벌의 맛을 제대로 살렸다.
실내인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도 총 7개 팀이 알찬 공연을 완성했다. 82메이저, 피프티피프티의 개성 넘치는 무대에 이어 아일릿이 'IYKYK' '아몬드 초콜릿' '마그네틱'까지 통통 튀는 매력으로 관객들을 홀렸다. 트레저가 나왔을 때는 우렁찬 함성이 장내를 가득 채웠다. 단단한 퍼포먼스로 '실력파 그룹'으로 정평이 난 트레저는 여유 넘치는 모습으로 '킹콩' '옐로우' '다라리' 등을 소화해 팬들을 열광케 했다.
가장 기대를 모은 건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은 'K팝의 상징' 보아의 무대였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엔하이픈 정원과 니키가 보아를 소개했다. 이들은 "K팝이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큰 사랑을 받는지 많은 팬분을 만나면서 실감한다. 많은 선배님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면서 "25년 전 K팝이라는 단어조차 낯설 그때 한국을 넘어 아시아, 그리고 전 세계를 놀라게 할 별 하나가 떠올랐다"며 보아의 업적을 설명했다.
이어 아일릿이 'ID; Peace B', 피프티피프티가 '발렌티'를 커버하며 분위기를 예열했다. 이후 등장한 보아는 '허리케인 비너스(Hurricane Venus)' '마이 네임(My Name)' '온리 원(Only One)' '노 매러 왓(No Matter What)' '아틀란티스 소녀' '넘버 원'까지 히트곡 릴레이를 펼쳤다.
보아는 "트리뷰트 주인공으로 만나게 됐는데, 뜻깊은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하고는 "데뷔 25주년을 맞았다. 그냥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걸 좋아했던 제가 오랜 시간 여러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끝없는 사랑과 응원이 저를 오늘날까지 있게 해준 것 같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음악으로 마음을 움직인다는 건 큰일인 것 같다. 제 노래를 듣고 많은 위로와 힐링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더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앞으로도 여러분께 좋은 음악 만들어서 좋은 소식 빠른 시일 내에 들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이브 소속 가수 외에 SM 보아, YG 악뮤·트레저까지 만나볼 수 있는 축제의 장이었다. 지난해에는 'JYP 수장' 박진영이 무대에 올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기타 연주에 맞춰 공연했었다. 보아 이후에는 비비지가 무대에 올랐는데, 이들은 과거 쏘스뮤직에서 여자친구로 활동하며 오랜 기간 몸담은 인연이 있어 특별함을 더했다.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엔하이픈은 놀라운 팬 동원력을 보였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띈 팬덤은 엔하이픈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까지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몰렸다. 공연장 앞에는 해외 팬들의 캐리어가 한가득 보관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팬 플랫폼 위버스를 활용한 팬 경험 확대도 '2025 위버스콘 페스티벌'만의 강점이었다. 위버스 앱을 이용해 이벤트 부스에 대기열을 신청해 자신의 입장 순서가 다가오면 알람을 받을 수 있었고, 위버스샵에서 사전 주문한 공식 상품을 페스티벌 현장의 픽업 부스에서 QR 인증만 거쳐 빠르게 수령할 수 있었다.
F&B 이용 또한 결제·수령 대기 줄이 푸드트럭 앞에서 혼잡하게 얽히지 않도록 효율적으로 운영했다. 지정된 키오스크 구역에서 결제하거나, 휴대폰으로 QR을 찍어 메뉴를 확인하고 각자 있는 자리에서 결제한 뒤 음식을 받으러 가는 식이었다. 취식할 공간도 넉넉하게 준비해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2025 위버스콘 페스티벌'은 1일까지 계속된다. 야외무대에는 라잇썸·QWER·정선아·규현·이무진·이창섭·앤팀이 오르며, 실내 공연에는 루네이트·피원하모니·드림캐쳐 유닛 유아유·투어스·르세라핌·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함께한다. 보아는 이틀 연속 트리뷰트 무대의 주인공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