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20일 SK하이닉스에 대해 "메모리 공급 부족은 일시 현상이 아니라 인공지능(AI) 시대가 가져온 구조적 변화"라며 "고객사들이 SK하이닉스에 제시하는 장기공급계약(LTA)은 회사 영업이익률의 하방 리스크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205만원에서 38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의견 '매수'도 유지했다.
이 증권사 채민숙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는 단순한 부품을 넘어 AI 인프라의 핵심 자산으로 재평가받고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은 단순히 공장이 덜 지어져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산업 구조 자체가 바뀌면서 나타나는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반도체 회사들이 설비투자를 늘리면 DRAM 생산량도 빠르게 증가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일반 DRAM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로 만들어지는 데다 같은 생산라인에서도 훨씬 많은 생산 능력을 잡아먹는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HBM이 일반 DRAM보다 생산 능력을 3배 이상 더 소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메모리 공급 계약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 연구원은 "과거에는 고객사와 맺는 LTA가 사실상 1년 정도 예상 물량을 미리 공유하는 수준이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최대 5년까지 길어져 메모리 업체 입장에서는 몇 년간의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고 짚었다.
가격 구조도 바뀌고 있다고 봤다. 그는 "최근 메모리 가격이 크게 오른 상태인데, 업체들은 이 높은 가격가격을 장기 계약의 '최저 가격선'처럼 설정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흔들리더라도 수익성이 급격히 무너지는 위험을 줄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약을 맺었다고 해서 가격이 고정되는 것도 아니다"며 "AI 수요가 강해질 경우 계약 후에도 가격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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